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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씹고 맛보고 소리 지르며 즐기는 야구장...“코로나19로 잃은 관객도 되찾고, 활기도 되찾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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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씹고 맛보고 소리 지르며 즐기는 야구장...“코로나19로 잃은 관객도 되찾고, 활기도 되찾고!”
  • 취재기자 하미래
  • 승인 2022.06.07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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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빼곡한 야구장, 육성으로 안타·홈런 외치고 응원하며 즐겨
야구장 음식 대표주자 치맥부터 분식까지 재미 더하는 맛 다양해
“야구 잘 몰라도 괜찮아!” 야구 초보도 응원 분위기에 푹 빠져
한국 프로야구가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거듭나길
부산광역시 동래구에 위치한 사직야구장에서 사람들이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하미래).
부산광역시 동래구에 위치한 사직야구장에서 사람들이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하미래).

프로야구가 드디어 제모습을 찾았다. 야구장을 찾은 사람들의 양손에는 치킨과 떡볶이, 맥주 등이 한가득 들려있다. 경기가 시작되고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면 모두가 목소리를 높여 응원가를 부른다. 수천 명의 관중이 한목소리를 내는 마법이 이뤄지는 곳, 여기는 야구장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기아 타이거즈가 부산의 사직야구장에서 맞붙은 지난달 17일. “작년에는 무슨 재미로 야구를 봤나 싶어요.” 대학생 김지우(22,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오랜만에 사직야구장을 찾았다. 지우 씨의 왼손에는 맥주, 오른손에는 치킨이 들려있다. 지우 씨는 “야구장 치맥(치킨과 맥주)은 처음이라 정말 신난다”고 얘기했다.

지우 씨가 스무 살 때 봤던 야구는 TV 너머 펼쳐지는 스포츠였다. 그 당시 프로야구는 코로나19 확산세로 무관중으로 진행됐었기 때문. 지우 씨는 “내가 스물한 살이었을 때도 30% 관중만 입장할 수 있었다”며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았다”고 얘기했다.

지난 4월 22일, KBO(한국야구위원회)는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 육성 응원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KBO는 취식 중 육성 응원은 금지되며 과도한 함성은 자제해달라고 덧붙였다.

경기장 내 취식은 육성 응원보다 빠르게 지난해에 허용됐다. 2021년 10월 29일, KBO는 “실외 경기장에서 취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끝자락에 허용된 육성 응원, 새로운 추억 선사해

지우 씨와 함께 야구장을 찾은 대학생 이시윤(23, 부산시 수영구) 씨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시윤 씨는 “이렇게 대학 친구들과 야구장에 오는 것은 처음”이라며 “야구장에서 음식을 먹고 큰 목소리로 떠들 수 있다는 게 꿈 같다”고 말했다.

시윤 씨는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연신 선수의 이름을 불렀다.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응원가를 부르며 응원단장의 몸짓에 맞춰 율동도 함께했다. 시윤 씨는 “이제야 진짜 야구를 보는 것 같다”며 감격했다.

김지우 씨와 이시윤 씨가 사직야구장에서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하미래).
김지우 씨와 이시윤 씨가 사직야구장에서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하미래).

이날 경기는 함성과 탄식이 번갈아 터져 나왔다. 1회 말 롯데 자이언츠의 안치홍 선수가 1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홈런을 때려냈다. 1회 초 기아 타이거즈에 1점을 내주며 끌려가고 있던 상황, 이때 등장한 벼락같은 홈런에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은 열광했다.

6회 말까지 두 팀이 1대 1로 대치했다. 박빙의 승부 속에서 양 팀의 응원단장은 더욱 크게 목소리를 냈고, 치어리더들은 열성적으로 관객의 응원을 유도했다. 시윤 씨는 “상대 팀이랑 점수가 똑같을 때 더 긴장된다”고 말했다.

7회 초 기아 타이거즈가 한 점 달아났고, 8회 말 롯데 자이언츠가 두 점을 따라붙으며 역전했다. 근소한 점수 차이에 매 이닝 롯데 자이언츠 팬들과 기아 타이거즈 팬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역전하자, 롯데 팬들이 주로 앉아있던 1루석에서는 환호가, 기아 팬들이 많이 모여있던 3루석에서는 아쉬움의 탄성이 쏟아졌다.

그리고 9회 초, 기아 타이거즈가 2점을 내며 또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기아 타이거즈 팬들은 자리에 일어서 박수를 쳤고, 일행과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아쉽게 추가 득점하지 못하고 이날 경기는 4대 3으로 마무리됐다. 끝까지 예측할 수 없었던 경기, 팬들은 마지막까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국적 불문 남녀노소 즐거운 야구장 “이제는 다 같이 즐겨요”

야구장에서 만난 대학생 김민경(23,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평소 야구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 민경 씨는 “친구들과 가끔 야구장을 찾는다”며 “야구장 응원 문화나 분위기 덕분에 야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잘 즐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경 씨는 후끈한 야구장 열기에 쉽게 녹아들었다. 응원가를 열심히 따라부르다 보니 어느새 먼저 노래를 부르고 있기도 했다. 응원 도중에 율동을 틀려도 괜찮았다. 그 누구도 눈치 주지 않는다. 민경 씨는 “야구를 잘 몰라도 걱정하지 말고 모두 야구장에 한 번씩 와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육성 응원 허용 덕분인지 야구장 내 편의점, 음식점에도 줄이 길게 서 있다. 야구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요즘 사람이 정말 많다”며 “많이들 찾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롯데자이언츠의 마스코트 누리(왼쪽)와 아라(오른쪽)가 사직야구장 관중석을 걷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하미래).
롯데자이언츠의 마스코트 누리(왼쪽)와 아라(오른쪽)가 사직야구장 관중석을 걷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하미래).

코로나19로 꽉 막혔던 야구장. 이젠 국적 불문,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야구장을 다시 찾는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도, 작은 몸으로 뒤뚱뒤뚱 관중석을 누비는 어린아이도, 교복을 입고 있는 고등학생도, 유니폼을 입고 마스코트에 사진을 요청한 외국인도 모두 한마음이 됐다.

육성 응원이 가능한 야구장, 사람들은 더욱 들뜬 마음으로 이곳을 찾게 된다. 야구는 팬의 연령대가 다양한 스포츠 중 하나이다. 육성 응원 허용을 계기로 그동안 침체돼 있던 한국 프로야구가 활기를 되찾고,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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