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4시부터 9시까지 가장 시끄러운 '참매미'
도심 낮에는 '말매미' 울음소리까지 합쳐져 소음 유발
밤에 우는 매미소음 원인 중 하나가 도시 속 '불빛'
올 여름 ‘매미 소음’도 귀가 따가울 정도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에 따르면, 국내산 매미 중 소리 주파수가 가장 높은 종은 ‘세모배매미’이며 주파수가 가장 낮은 종은 ‘참매미’다. 정상적인 청력을 가진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는 4kHz에서 6kHz이다. 참매미가 내는 4kHz와 말매미 소리인 6kHz가 이 주파수 대역에 속한다. 우리가 흔히 시끄럽다고 생각하는 매미가 바로 이 종류들이다.
도심에서는 오전 4시부터 오전 9시까지 참매미 소리가 가장 활발하게 들린다. 도심 속 많은 시민들이 매미소리에 아침잠을 설치는 이유다. 자다가 어느순간 매미 소음이 확 들린다면 참매미를 의심해 봐야한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유송아(22) 씨는 “정독실에서 공부하다 보면 매미 소리가 거슬리는데 매미도 살아야하니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참는다”고 말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에는 ‘말매미’도 함께 소리를 내어 도심 속 매미소음이 극에 달한다. 말매미는 한국 매미 중 가장 몸집이 크다. 소리도 예사롭지 않다. 다른 매미들이 ‘맴맴’운다면 말매미는 ‘쯔으’ 하며 마치 기계음처럼 동일한 소리를 낸다. 음의 높낮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소음으로 인식하기 쉽다. 전문가들의 측정 결과, 낮에 우는 말매미 데시벨은 80db을 넘긴다.
매미가 우는 이유는 짝을 찾기 위해서다. 암컷을 찾는 구애의 소리라고 한다. 땅 위로 올라와 2~3주 밖에 살지 못하는 매미는 짧은 시간안에 후손을 남기기 위해 큰 소리로 울어댄다. 여름이 지나면 매미는 숨을 거두고, 매미 소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줄어든다. 대학생 박지구(22) 씨는 “매미는 엄청난 인내의 시간을 보내다 고작 몇 주 살고 죽는다. 내 잠을 깨우는건 밉지만 이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거대한 몸집 탓에 토종을 외래종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진짜 외래종은 최근 화려한 무늬로 외국 박람회에서 상을 수상한 ‘꽃매미’다. 이미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래종이다. 하지만 꽃매미는 나무에 달라붙어 수액을 빨아먹고 식물의 광합성을 방해해 결국 죽게 만드는 유해한 외래종이다. 실제로 작년엔 피해를 입은 농가 사례도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밤에 매미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도시 속 ‘불빛’을 들었다. 서울시 생활환경연구부 시민생활연구팀에 따르면, 매미는 지나친 밝은 야간 조명의 영향으로 더 오래 시끄럽게 운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작년 7월부터 9월까지 매미울음소리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매미의 우점종, 종류, 습성, 개체수 밀도, 천적 및 녹지와 같은 자연 환경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소리의 차이가 있다고 추정했다. 열대야, 야간 조명과 같은 인간의 활동에 의해 나타나는 환경 요인도 이에 해당됐다. 도심 속 아파트 일대에서는 비열대야 때보다 열대야일 때 소음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여름 찾아오는 불청객이지만 매미가 이토록 시끄럽게 우는 데에는 도시의 탓도 있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녹지 공간을 확충하거나 친환경 조명을 설치하는 등 시민들과 매미 모두가 공생할수 있는 방안을 찾는 중이다.
올 여름은 매미의 울음소리 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는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