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려한 해변 버스길을 따라 아말피는 포지타노로 이어진다. 해변가에 경사진 언덕에 위치한 포지타노 마을도 역시 아름다웠다. 해변 마을에 불과한 마을이 전세계로부터 관광객을 모은다. 마을 초입에서 만난 저 다정한 연인도 인도 뭄바이에서 왔단다. 저 멀리 코리아는 물론 인도에서까지 끌어오는 포지타노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이 마을 안에 대단한 뭔가가 있는 게 아니다. 우리네 여느 요란한 마을들처럼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놓은 것도 아니고 조각품을 세워놓은 것도 아니다. 특별한 전시장이나 대단한 박물관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사람들이 평범하게 사는 마을일 뿐이다. 다만 마을이 이쁘다. 집들 하나하나는 별로인데 신기하게도 마을 전체가 이쁘다. 물론 골목길마다 깨끗한 건 기본이다.
마을길을 걷는데 도로공사 중이다. 아스팔트로 차가 다니는 길을 만들었지만 이태리 여느 도시의 차도에 있는 자갈길처럼 모양을 만드는 공사다. 미끌어짐을 방지하기 위해서 할까? 아스팔트길은 저렇게 굳이 하지 않아도 미끌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이들의 문화적 DNA 속에는 차도는 자갈길처럼 생겨야 한다는 미감이 있는 듯하다. 그러니 저렇게 아스팔트가 굳기 전에 자갈길 모양의 쇠모형에 대고 위에서 눌러 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비록 자갈돌로 만든 전통적 차도는 아니지만 전통적 차도의 모양을 따르는 것이다. 길은 자갈길 모양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일까? 아스팔트길에 자갈길을 흉내내는 경박한 짓일까? 하지만 나는 이걸 보며 좋은 쪽으로 포지타노 마을의 매력을 알 것만도 같았다. 무슨 새로운 것을 요란스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었던 것을 그대로 살리려고 하는 미감이 해안 언덕 절벽에 지어진 포지타노 마을의 평범한 매력 비결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