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 아동들은 편의점서 끼니 때워...제도적 보완 필요
여러 품목을 제공하는 '선한 영향력 가게' 주목받아
결식아동 위한 '혜자 도시락'
최근 ‘혜자롭다’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배우 김혜자 씨의 도시락이 6년여 만에 재출시 되어 편의점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혜자 도시락'이 재출시 된 과정에는 GS의 아동급식카드 지원 사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혜자 씨는 결식아동들이 사 먹을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도시락을 다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이러한 김혜자 씨의 미담을 통해 아동급식카드가 재조명되고 있다.
아동급식카드, 알고 사용해야
그렇다면 아동급식카드는 무엇일까? 아동급식카드는 결식 우려가 되는 만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급식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 수급자·차상위·한부모 등의 아동과 기준 중위소득 52% 이하인 아동, 보호자의 양육능력이 미약한 아동 등이 지원 대상이다. 아동급식카드는 지역 내 지정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단가는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관심도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부산시는 1식에 8천 원을 지원하고 있으나 기장군·중구·부산진구·해운대구·금정구에서는 9천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아직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많아
하지만 아동급식카드의 미흡한 시스템이 결식아동들의 실질적 사용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첫째, 부족한 지원 금액이다.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지원 금액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부산을 기준으로 예를 들어보면 지원받는 금액은 8천 원이지만, 웬만한 한 끼 식사 가격은 만 원 이상이다. 따라서 아동급식카드를 통해 한 끼를 먹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또한,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관심도에 따라 단가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둘째, 제한된 가맹점이다. 인천의 결식아동 절반이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급식카드의 가맹점이 편의점으로 쏠려 있으며, 아동들이 가맹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눈에 잘 띄는 편의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윤민정(23, 부산시 남구)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동급식카드로 도시락을 사가는 아이들을 많이 보았다”며 “하루에 두 번씩 오는 아이도 있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들로 결국 아동들은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고 가공된 식품을 자주 섭취하게 된다. 아동급식카드의 취지는 좋지만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여 결식아동들이 구애받지 않고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생 꿈꾸는 ‘선한 영향력 가게’
결식아동에게 제공되는 복지는 이뿐만이 아니다. ‘선한영향력 가게’는 결식아동에게 도움이 되는 선한영향력을 주고자 시작된 캠페인으로 2019년부터 지금까지 1,579개의 가게가 동참하고 있다. ‘선한영향력 가게’에서는 음식점뿐만 아니라 안경점, 미용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정 금액부터 전 품목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선한영향력 가게’를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선한영향력 가게’ 사이트에 들어가 찾고자 하는 지역을 선택하면 가게 주소와 영업시간, 휴무일, 제공대상, 제공품목을 모두 알 수 있다. 부산에서는 현재 99개의 ‘선한영향력 가게’가 운영하고 있다.
작은 촛불이 모이면 큰 불씨가 되고 어둠은 사라지게 된다.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손길도 마찬가지다. 2021년 기준 결식아동 지원 대상은 30만 2천여 명이다. 이들이 끼니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