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stralia. 내 짐작으로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오’에 맞을 한자 호(濠)의 음을 빌려와 호주라 했을 것같다. 그렇다면 왜 왜 아메리카의 ‘메’에 맞을 한자 미(美)국이나 잉글랜드의 ‘잉’에 맞을 영(英)국, 타일랜드의 ‘타’에 맞을 한자 태(泰)국처럼 나라 국(國)을 쓰지 않고 주(洲)를 썼을까? 이 역시 내 짐작으로 추측하건대, 호주라는 이름을 붙일 당시에 이 나라는 자치정부가 수립되었다고 하지만 아직 완전히 독립된 국가라기보다는 영국에 속한 연방이라는 성향이 강했었기에 완전히 정식의 나라가 아니므로 땅 주(洲)를 썼을 것같다. 특히 대한민국 넓이의 78배에 해당하는 드넓은 땅을 가진 곳이며 사방이 바다로 둘러 싸인 곳이기에 물가 주(洲)를 써서 호주라 했을 듯싶다.
하지만 호주는 호국이라 부를 만하다. 아직도 호주의 여왕은 영국의 여왕이지만 상징적 존재일 뿐이고 호주는 완전히 독립된 정식 국가다. 5대양 6대주의 6대주에서 하나의 대주(大州)를 이루는 광활한 대륙이다. 그 넓은 땅에 대한민국 5000만 명의 절반도 안되는 2천3백여만명 정도가 산다.
이 호주 대륙 서남쪽에 위치한 퍼스Perth라는 해변도시에 도착했다. 호주 대륙에서 외진 곳이지만 인구가 200만명 가까이 되는 서호주의 중심 도시다. 호주에서도 부유한 도시라고 들었다. 밤 늦게 공항에 도착했길래 공항 안에서 대충 1박을 하고 아침에 퍼스 시내로 들어가 배낭 여행자들이 찾는 숙소라 백패커스backpackers라고 불리는 호스텔을 찾았다. 숙소에서 일하는 아가씨한테 퍼스에서 어디를 가면 좋을지 물으니 가까운 공원에 캥거루가 있단다.
호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캥거루다. 캥거루를 영상으로만 보았지 한 번도 실제로 본 적이 없다. 내 눈 앞에서 캥거루를 직접 볼 생각에 설렌다. 버스 타고 공원을 찾아가니 정말로 캥거루 몇 마리가 왔다갔다 한다. 생각보다 작았다. 아무래도 캥거루보다는 몸집이 작은 왈라비같다. 그래도 그냥 대충 캥거루라 여겼다. 큰 캥거루도 있지만 여기 사는 캥거루는 몸집이 작은 캥거루란다. 작기에 무시무시하다는 큰 캥거루 뒷발에 차일 염려가 없어서 가까이 다가가기 좋았다. 사람들이 자기를 이뻐한다는 걸 아는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거의 없는 것같다. 선한 눈이 너무도 이쁘고 귀여웠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왔다는 커플도 나처럼 캥거루를 난생 처음 보았을 것이다. 귀여운 캥거루와 함께 서로 사이좋게 인증샷을 한 컷씩 찍는 모습이 아름답다. 하지만 나는 저들 눈에 그리 아름답게는 보이지 않았을 듯싶다. 내 속마음은 겉모습보단 그나마 조금 아름다웠을지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