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동으로, 대중이 가장 선호하는 문화생활 중 하나인 영화 관람이 대중을 위한 서비스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영화관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외부에서 파는 똑같은 제품보다 훨씬 비싸거나, 표에 적혀있는 영화 시작 시각이 광고 때문에 실제로 10분 정도 늦어지는 등 소비자의 알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 영화관에서 이익이 많이 남는 매점 매출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소비자들에게 ‘외부 음식물 반입 허용’을 적극 알리지 않아 비싼 매점 음식 사게 하고, 광고 시간에 대한 정확한 안내가 없어 소비자들이 광고를 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영화관 매점 음식은 외부에서 파는 똑같은 제품보다 훨씬 비싸다. C 영화관과 H 마트의 제품 가격을 각각 조사한 결과, 같은 제품임에도 영화관의 음료수가 마트보다 약 1천 원 정도 더 비싼 가격들로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영화관에서 한 잔에 2천 원씩 판매되고 있는 콜라는 컵의 1/3이 얼음으로 차 있었고, 마트에서 8백 원에 판매되는 콜라보다 적은 양이었다. 팝콘은 큰 것과 작은 것의 양이 두 배 넘게 차이 나지만, 가격은 5백 원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이는 소비자들이 큰 것을 사게 하여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요즘 영화관의 성인 한 명 요금은 8천 원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9천 원을 받는 곳도 있다. 이렇게 영화 푯값만 해도 약 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지출된다. 그러나 영화관에 가면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니다. 바로 영화관 매출의 약 15%를 차지하는 매점에서 지출하게 되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 영화관에서는 실제로 매점수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매점에서 팝콘과 음료수만 사도 또 만 원이 순식간에 날아간다. 관람료와 맞먹는 돈을 한 번 더 지출하는 것이다. 성인 두 명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 번 영화 관람을 할 때 지출되는 비용은 평균 2~3만 원이다. 4D 영화와 같은 것은 크게는 5만 원까지 지출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관의 광고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 영화관에서, 영화 시작 시각으로 표시된 시간에 광고를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1시 시작이라고 적혀있는 영화는 보통 10분 정도의 광고 이후에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 시작이 다가올수록 착석하는 사람은 늘어난다. 따라서 상영 시간에 가까운 광고일수록 훨씬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는 영화관에 막대한 이윤을 준다. 고객들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어디에도 광고가 10분이라는 내용은 적혀있지 않다. 영화관으로서는 자사의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라도, 고객들에게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거나, 원하지 않는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있는 선택권까지 보장되지 않는 것은 소비자 권리가 침해되는 것이다.
매점과 광고 수익은 영화관에 막대한 이윤을 남긴다. 이런 영화관의 이윤 추구가 문제가 되는 것은 영화관이 자사의 이윤을 위해서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매점수익을 지키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외부 음식물 반입 허용’에 대한 홍보를 등한시하고, 광고 시간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다.
지난 2008년부터 공정위의 권고로 영화관 대부분은 외부 음식물 반입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다. 따라서 외부 음식을 들고 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비싼 영화관 음식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이는 영화관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존중해주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되고 있다.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 사는 주부 김모 씨(42)는 “냄새가 나는 음식은 반입을 제한시키면서 정작 영화관 자신들은 핫도그나 오징어같이 냄새나는 제품을 팔지 않느냐”며, “이건 앞뒤 말이 맞지 않다”고 했다.
10대와 20대 남녀를 무작위로 각각 10명씩 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꼴로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모른다’고 응답한 경성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지혜 씨(22)는 “영화관에 가도 막상 그런 문구나 표지가 없어서 전혀 몰랐다”고 했다. 안다고 해도 눈치가 보여서 떳떳하게 들고 가지 못하고, 가방에 숨겨서 입장한다고 응답한 사람들도 몇몇 있었다.
이렇게 영화관은 ‘돈 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영화보다는 오로지 흥미를 끌고, 인기가 있는 영화만을 편성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러나 영화관은 대중들이 가장 선호하는 문화생활 장소인 만큼, 자신들을 위한 것보다는 소비자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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