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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첫 버스킹하던 날, 찬바람 속 관객들의 호응 잊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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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첫 버스킹하던 날, 찬바람 속 관객들의 호응 잊을 수 없어요"
  • 취재기자 김주영
  • 승인 2016.11.0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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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첫 음원 발표하는 버스커 손현민 씨, "앞으로도 거리의 연주자로 남고 싶다" / 김주영 기자

길에서, 공원에서, 바닷가에서, 시시때때로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버스커라 부른다. 버스킹이란 길거리에서 연주한다는 의미의 버스크(busk)에서 유래한 용어로 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것을 의미한다. 손현민(25) 씨도 자유로운 공연을 즐기는 부산의 버스커 중 한 사람이다. ‘소년 민’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는 부산 일대에서 버스킹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나 있다. 그를 찾는 팬들도 적지 않다.

버스킹을 처음 했을 때의 느낌을 손현민 씨는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수능이 끝난 겨울, 기타 치러 가자는 친한 형들의 말에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처음으로 바닷가에서 버스킹을 했다. 추운 날씨였지만 그날의 바람과 젬베의 리듬, 몰려든 사람들의 열기가 그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때 그는 거의 매일 버스킹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일주일에 4일 정도를 버스킹했는데 방안에서만 연주하고 노래 부르다 탁 트인 밖에서 노래를 하는 쾌감이 들었다. 이상하게 너무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그가 음악을 하면서 맺은 소중한 인연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지만, 그중에 최고 인연은 역시 그의 연인을 만난 것이다. 버스킹을 한창 많이 할 적에 만난 그녀는 그의 버스킹 현장을 쫓아다니던 열혈 팬이었다. 가수와 팬으로 만나 사랑하게 된 지는 4년째다. 그는 “매번 찾아오는 그녀가 참 괜찮은 사람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해운대 백사장에서 버스킹하고 있는 손현민 씨(사진: 손현민 씨 제공)
해운대 한 클럽에서 공연하고 있는 손현민 씨(사진: 손현민 씨 제공)

그가 기타를 손에 잡은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기타를 만지게 된 계기가 특이하다. 2006년 12월 31일 MBC에서 방영한, 경제 원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연예인의 애장품 가격을 감정하는 프로그램 <경제야 놀자>을 보고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경제야 놀자>의 가수 박상민 편에서 감정받을 물품으로 박상민 씨가 내놓은,  미국 가수 존 덴버가 소장했던 기타를 방송인 조형기 씨가 연주하며 노래하는 모습에 홀딱 반했다는 것. 그는 “그때 조형기 씨가 열창하는 모습이 무엇인가 모르게 멋있게 느껴져 기타를 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음악뿐 아니라 버스킹과 인디 음악계의 발전에도 노력하고 있다. 그는 부산버스킹연합 ‘재미짐(Jammy Gym)’의 대표다. 과거에는 네다섯 팀에 불과했던 재미짐에 지금은 약 70팀 정도가 가입했다. 부산의 버스킹은 주로 해운대 지역에서 열리는데 해운대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공연에 따른 소음 문제에 대한 주민 항의, 버스킹 위치 선정 등 버스킹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그가 구청에 가서 처리한다. 손 씨는 “재미짐은 처음엔 버스킹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맛있는 것 먹고 술이나 한 잔 하려고 만든 모임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크게 된 것이 뿌듯하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손현민 씨(사진: 취재기자 김주영)

그는 버스킹과 공연뿐 아니라 라디오방송에도 출연하며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그는 8월 6일 KNN 라디오 <우리들의 밤 최다희입니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그가 음악을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취미 정도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님은 경성대 경영학과를 휴학 중인 그가 얼른 졸업해 취직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손 씨는 지속적으로 음악 활동을 할 계획이다. 

손 씨는 지금 정식음원 발매를 준비 중이다. 대표 자작곡인 <파랑새> 출시를 올해 이 달 말 앞두고 있는 것. 그는 “발매한 곡이 없으니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내세울 이야기가 없었다. 음원발매를 계기로 사람들에게 내 존재를 더 확실히 알리고 싶고 팬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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