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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와 아동학대, 사랑의 결핍과 반항의 위험한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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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와 아동학대, 사랑의 결핍과 반항의 위험한 줄다리기
  • 부산광역시 김수정
  • 승인 2016.12.26 19: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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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케빈에 대하여(We Need to Talk About Kevin)>를 보고 / 부산광역시 김수정
(사진: 영화 <케빈에 대하여> 포스터)

영화 <케빈에 대하여>를 보는 내내 불안했고 속이 불편하고 울렁거렸다. 게다가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는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까지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영화를 두 번이나 봤다. 2014년에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무겁고도 잔인한 주제를 다룬 스릴러 영화라는 점에 두려움이 앞섰다. 최근 이 영화를 다시 본 이유는 두렵고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속에 내가 놓친 이 영화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해석해 보고 싶기 때문이었다.

영화 속 주요 인물은 엄마인 에바와 그의 아들 케빈이다. 비극적인 전개 역시 이 둘로부터 비롯된다. 자유로운 여성이었던 에바는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생을 망치게 된다. 누군가에겐 기적이자 축복일 한 아이의 탄생이 자유를 누리던 그녀에게는 족쇄이자 불행이었다. 케빈은 말 그대로 이상한 아이였다. 영화 속의 캐빈은 악마 그 자체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속을 불편하게 만드는 모든 장면이 케빈의 손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방을 어지럽히고 엄마에게 반항하는 등의 사소한 행동부터, 여동생의 애완동물을 죽이고, 세척제로 여동생의 눈을 실명시키는 이상 행동을 넘어서, 결국엔 활을 이용해 학교 친구들을 살인하는 행위까지, 케빈의 악마적 악랄함은 그의 성장속도와 비례했다.

자식에 대한 모성애 없는 엄마와, 엄마의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아들이 한 집에서 살 수 있을까? 자유를 누리던 탐험가 에바와, 엄마의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케빈은 서로에게 마주보고 날아가는 날카로운 화살이었다. 에바는 자신이 그동안 케빈에게 원망스럽게 뱉은 말들을 생각하지 못하는 듯했다. 오히려 그녀는 커가면서 자꾸만 말썽을 부리고 자신에게 대드는 케빈을 이해하지 못했다. 케빈은 에바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었다. 무슨 행동을 해서라도 엄마의 주의를 끌고 싶었다. 그 행동 방식이 보통 아이들과 달리 극단적이었을 뿐이었다.

극이 전개될수록 엄마와 아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케빈의 엄마로 살아가야 하는 에바와, 에바의 아들로 살아가야 하는 케빈은 참 많이 닮았다. 둘은 서로에게서 사랑을 원하지만, 찾아내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것이 바로 이들을 비극으로 이끌고 갔다.

이 영화의 감독인 린 램지는 여성이다. 그녀 스스로가 여자로서 임신한다는 것과 엄마가 된다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고, 이를 영화에 반영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제2의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동안 불리던 자신의 이름 대신에, 누군가의 엄마로 불릴 날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부담스럽고 두려운 일이다. 여성성이 모성애와 충돌한다면? 이 영화는 이 질문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 영화는 우리가 흔히 알던 모성애를 다룬 영화와는 관점이 다르다. 여성성과 모성애가 충돌해서 아동학대라는 거친 파도를 만난다. 그 사이에 너무나 많은 고통의 사건과 시간들이 엄마와 아들 간에 쌓이고 얽힌다. 그리고 다시 여성성은 엄마로 돌아와 모성애로 자식과 화해한다. 모성애와 아동학대, 사랑의 결핍과 반항의 위험한 줄다리기가 끝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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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스바운스 2017-02-12 23:30:27
여성성과 모성애의 대립에 관한 주제로 현실성 있는 내용의 영화네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여성성과 모성애의 양립을 통해 행복하게 잘 지내고 계시지만... 위와같은 사례도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네요.. 안타깝기도 하지만 공감도 되는 영화입니다. 좋은 결과로 끝나서 다행이네요~ 저도 영화 봐야겠습니다 ^^

순진한양 2017-01-29 22:03:30
종종 아동학대 관련 뉴스를 접할 때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는데, 많은 생각이 드는 영화일 것 같네요. 저도 시간되면 봐야겠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