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연출가 이윤택 씨와 영화평론가이자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용관 교수. 우리 시대의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몰고다니는 두 사람이 시빅뉴스의 초청으로 한자리에 앉아 대담을 나눴다(본지 3월 8-9일자 보도). 그들은 대담에서 다양한 문화적 화제를 놓고 깊이있는 통찰과 번득이는 지성을 보여 준 바 있다.
그들이 마주한 첫번째 화두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스스로 펼쳐낸 광장문화에 대한 관찰과 분석이었다. 이윤택 씨는 "4·19와 6·10 이후 이어져온 이른바 '민주화 혁명'의 흐름과 5·16 군사쿠데타로 대변되는 이른바 '군사혁명· 산업화 혁명'이란 두개의 패러다임이 한국사회를 이끌어온 두 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이 두가지 틀이 이젠 한국사회에서 시효를 다한 것 같다. 이제는 일상에 기초한 시민 자발적인 '시민혁명'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이번 '촛불집회'가 명확하게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이 만들어낸 '광장문화'가 새로운 문화적 출발점이 될 것이란 기대도 표명했다.
이용관 교수 역시 '촛불집회'가 명예혁명이자 시민혁명이란 관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교수는 "이같은 역사적 순간의 한 가운데에 나 자신이 서 있을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감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일부 반동적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거대한 시민의 혁명적 흐름을 감히 막을 세력을 없을 것이라며 촛불집회가 도화선이 된 한국사회의 변혁의 움직임을 낙관적,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 문화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풀어내는 '촛불' 그리고 '광장'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영상으로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