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리면서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어느 정도 있고, 사교활동에 열심인 중년층 사이에서는 배드민턴 동호회가 인기다. 그런데 운동 외 ‘다른 목적’으로 배드민턴 동호회를 찾는 이들이 있다. '불륜'을 목적으로 배드민턴 동호회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본지 3월 2일 자 보도). 기자가 배드민턴 동호회에 직접 참여해 불륜 실태와 피해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 “아가씨냐”
배우자 모르게 바람을 피우고 싶지만, 주변에서 상대를 찾을 수 없었던 사람들은 이제 손쉽게 외도 상대에 접근할 수 있다. 주로 운동 동호회를 통해서다. 한때 중년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등산 동호회가 ‘불륜 온상지’라는 꼬리표를 달면서 주목을 받자 아찔한 일탈(?)을 원하는 사람들은 이제 배드민턴 동호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3일 오전 9시 부산의 한 체육공원. 중년 남녀 40여 명이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준비운동에 한창이었다. "혼합복식 시합을 시작하겠으니 짝을 지으라"는 회장의 말에 회원들은 삼삼오오 자기 짝을 찾아 나섰다.
아는 사람이 없어 멍하니 서 있던 기자에게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다가왔다. 그는 자신도 파트너가 없다며, 기자에게 함께 팀을 이루자고 요구해왔다. “배드민턴 칠 줄 모른다”는 기자에게 그는 “가르쳐 주겠다”며 친절을 베풀었다. 주변에서는 “오~”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배드민턴 프로"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나이를 묻는 기자에게 ‘큰 오빠’라고 부르라며 한사코 정확한 대답을 거부했다. 대화를 하면서 어느 정도 어색함이 사라지자, 그는 “아가씨냐”고 대뜸 물었다. “그럼 아가씨지 아저씨냐”는 다소 퉁명스러운 기자의 대답에 그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가득 묻어났다. 이후 갑자기 말이 없어진 그는 이내 자리를 떴다.
영문도 모른 채 서 있는데, 한 여성 회원이 다가왔다. 그는 “술집에서 일하는 아가씨냐고 물어본 것”이라고 그가 건넨 말뜻을 설명했다. 그제야 주변에서 따가운 시선을 보낸 이유를 알아챘다. 사실 체육관에 들어서면서부터 이상하리만큼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던 터였다.
▲ "연애하려고 배드민턴 찾는 사람 많아…직업 여성이 타깃 찾아 나서기도"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 장모(51, 여성) 씨는 “연애하려고 동호회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장 씨에 따르면, 배드민턴 동호회를 찾는 사람은 주로 재택근무를 하는 프리랜서나, 격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다. 출퇴근이 자유로운 자영업자들도 주요 회원이다.
이들이 배드민턴 동호회를 찾는 이유에 대해 그는 “아침에 모임을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에 소홀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배우자의 감시망에서 벗어날 수 있고, 매일 애인을 만날 수 있으니 연애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것. 가끔은 불륜을 목적으로 동호회를 찾은 남성들을 타깃으로 삼은 ‘직업여성’도 더러 눈에 띈다고 한다.
▲ 회원 절반 이상이 ‘불륜 커플’
배드민턴 동호회 경력 5년 차 김모(41) 씨는 자타공인 ‘배드민턴 매니아’다. 자신이 속해 있던 모든 동호회에서 한 번도 빠짐 없이 불륜 커플을 봐왔다는 김 씨는 “한국에 있는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불륜 커플이 없는 동호회는 단 한 군데도 없을 것”이라며 “심한 경우에는 25명 중 5명 빼놓고 불륜 커플이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회원의 절반 이상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김 씨는 3년 전 속해 있었던 한 배드민턴 동호회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처음 갔을 땐 사람들이 다 끼리끼리 친해서 부부 동반 회원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들 불륜 관계였다”며 “내가 유부남이란 걸 알면서도 노골적으로 연애하자는 사람도 있었다”고 밝혔다.
▲ 왜 하필 배드민턴일까?
운동 동호회에서의 불륜. 그렇다면 굳이 배드민턴이 아닌 다른 동호회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김 씨는 배드민턴만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특징이 불륜 커플들을 불러 모은다고 말한다.
김 씨는 배드민턴이 주로 혼합 복식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녀가 짝을 지어 함께 땀 흘리면서 경기하다 보면 정이 싹 틀 수밖에 없다는 것. 샤워를 하고 들어가도 배우자의 의심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배드민턴이 불륜에 악용되는 배경 가운데 중 하나다.
김 씨는 “같이 땀 뻘뻘 흘리면서 경기를 하고 나면 단순한 팀 메이트 이상의 유대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단순한 동료애가 이성 간의 호기심으로 바뀌고…뭐 그런 것 아니겠냐”고 말끝을 흐렸다.
▲ “우리는 억울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 부부 동반 회원들이 괜한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 때문에 정작 부부인 사람들이 괜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아내와 함께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활동했다는 박준현(41, 대전 유성구) 씨는 “부부처럼 보이는 회원들과 경기 후 술자리를 가졌는데, 다들 우리가 부부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더라. 알고 보니 우리 빼고 다 불륜 커플이었다”며 “그 후로 아내와 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레 불륜 커플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니 멀쩡한 사람들도 이상한 오해를 받는다”며 “운동하는데 왜 이런 눈치를 봐야 하는지 정말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 “일부 회원일 뿐…어쩔 수 없다”
모 배드민턴 동호회 부회장 이모(51) 씨는 회원들의 개인적인 일에 일일이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사례를 가지고 모든 배드민턴 동호회를 싸잡아 비판하는 시선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는 “대다수의 배드민턴 동호회는 건전한 목적이지만 가끔 그런(불륜) 일도 있다고 들었다”며 “이상한 사람들은 어딜 가든 있기 마련이다. 그건 당사자들의 문제지, 배드민턴 동호회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팀원이 많은 대형 동호회면 몰라도, 일반 소모임 동호회는 다들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불륜을 저지르기도 힘들다”면서도 “회원들이 뒤에서 따로 만나서 불륜을 저지른다 해도 어디까지나 개인의 일인데 어쩔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보통 직장동호회는 화, 목, 금. 토 초등학교 체육관을 빌려서 운영합니다.
배드민턴 끝나는 시간이 저녁 10시에서 10시반정도구요
그럼 끝나고 그냥 가는 놈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술쳐먹지요
운동할땐 파트너, 술쳐먹을땐 애인, 씹질할땐 부부예요
바람난 것들보면 알수 있어요 처움보는 사람은 부분줄알아요 그러나 같은 동호회원들은 모르는 척하구요 그러니 그곳이 불륜의 메카라합니다
나도 마누라 거기서 바람나서 지금 가정파탄 낫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