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실장 주영훈, 민정수석 조국 씨 유력....문 대통령, "새정부 통합과 화합 이끌 적임자들로 인선" / 정혜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한 당일 임기 첫 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국가정보원장 등 새 정부의 요직 인선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낙연 전남지사를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대통합’과 ‘탕평 인사’를 강조해왔던 대로 호남 출신 이 지사를 낙점한 것.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을 지명하고,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종석 전 의원, 대통령 경호실장에 주영훈 전 경호실 안전본부장을 임명했다.
전남 영광 출신의 이낙연 지사는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79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기자, 논설위원을 거쳐 정계에 입문한 이 총리 후보자는 16대부터 17대, 18대, 19대까지 4선에 성공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비영남 총리’ 임명을 시사해온 대로 호남 출신 이 지사를 지명해 영호남 통합에 의미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낙연 지사를 소개하며 “새 정부 첫 총리를 대탕평, 통합형, 화합형 인사로 지명하겠다고 했는데 이 지사가 그 취지에 맞는, 새정부의 통합과 화합을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 총리 후보자도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소통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막걸리라도 마시면서 야당 정치인과 소통하겠다”며 “의견 차이 있는 건 뒤로 미룬다면 얼마든지 정책 협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협치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국정원장 후보자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은 서울대 교육학과 졸업 후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석사, 동국대 정치학 박사를 수료하고, 국정원 3차장, NSC정보관실장, 남북총리회담 대표 등을 거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을 두고 “국정원 출신 인사 가운데 제가 국정원 개혁 목표를 구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임종석 전 의원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16대,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경호실장에 임명된 주영훈 전 경호실 안전본부장은 참여정부가 끝난 뒤에도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한 인물이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임종석 전 의원을 ‘주사파’ 출신이라며 비서실장 임명에 유감을 표하고 나섰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989년 임수경 전 의원 방북 사건을 진두지휘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3년 6개월간 복역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비판에 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한국당과 더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낙연 총리 후보는 국회 청문회와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 임명이 확정되며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는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은 국회 청문회 없이 대통령 직권으로 임명된다.
이와 함께 민정수석에 비검찰 출신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사수석에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언론들의 보도에 이름이 오르고 있다. 조국 교수는 부산 출신, 조현옥 교수는 서울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