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08년부터 청소년들의 고민 해결을 돕기 위한 상담 프로젝트인 ‘Wee(We Education/Emotion)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이 태부족한데다 이 프로그램을 위한 관련 시설의 설치 및 운영 책임이 시도 교육청에 맡겨져 있어, 지역에 따라 설치율이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는 등 효율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010년 한국교육개발원 Wee프로젝트연구특임센터에 이 프로젝트를 위탁해 이 센터가 지금까지 프로젝트 운영 지원 및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Wee 프로젝트는 1단계인 각 학교에 설치된 상담실 ‘Wee 클래스’, 2단계인 교육청 등에 설치된 상담 지원 시설 ‘Wee 센터’, 3단계로는 장기적으로 치유가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위탁 교육시설 ‘Wee 스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Wee 기관에는 임상심리사, 전문 상담 교사 등 상담 인력이 배치돼 있어 학생, 학부모가 전화나 직접 방문을 통해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담임교사 등을 통한 상담 의뢰도 가능하다.
2015년 9월 Wee 센터는 전국의 교육청에 설치 완료됐지만 Wee 클래스는 2016년 4월 기준으로 절반 수준인 총 6,245개교(전국 학교 수의 54.2%)에 설치된 것이 고작이다. 또, Wee 스쿨은 11개교가 설치됐다. 그러나 광주와 충남에는 각각 2개교가 설립되어 있는 반면, 부산, 전남 등에는 한 곳도 없는 등 지역마다 설치 상황이 들쭉날쭉한 실정이다.
Wee 클래스가 설치되지 않은 학교에선 가까운 Wee 기관을 이용하게 하거나 전문 상담교사의 순회 상담을 기다려야한다. 또, 관할 교육청에서 지원해주는 일반인 봉사활동 상담사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Wee 클래스가 설치되어 있지만 상담사가 배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도 이런 대처 방안으로 진행된다.
올해 Wee 클래스가 설치된 부산 S초등학교 교사 김모 씨는 “교실과 기기는 전부 준비돼 있지만 상담사가 없어서 설치하기 전처럼 교육청에 봉사활동 심리상담사를 요청하는 등 아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산시 거주 학부모 이모 씨는 “최근 학교 폭력 실태 조사 응답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학교 폭력 사태를) 다른 사람한테 말하고 싶어도 말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난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상담 기관이나 상담사를 제대로 배치해서 아이들에게 좀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청에 있는 일반 Wee 센터 말고도 가정형 Wee 센터처럼 학생이 상담시설에서 생활하며 치료받는 곳도 있다. 이곳에서 일정기간 생활하면서 교육도 받고, 집단 및 개인 심리상담,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치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정형 Wee 센터나 위탁 교육시설인 Wee 스쿨이 없는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이런 유형의 Wee기관을 이용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Wee 기관은 시·도 소재지에 거주하는 학생이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고, 공문 협조가 있을 경우에 사용 의뢰도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 이용하고자 하는 당사자가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실제 활용하기에는 불편하다.
중학생 김모(15, 부산시 연제구) 군은 초등학생 때 왕따를 당한 친구가 전학을 간 기억이 있다. 그는 “근처에 이런 시설이 있었다면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이랑 생활하면서 교육이나 상담을 받고 힐링이 됐으면 같이 졸업했을지도 모르겠다”며 “이런 시설이 지역 별로 하나씩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산 거주 학부모 정모 씨도 “지속적으로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시설들(가정형 Wee 센터, Wee 스쿨)이 꼭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한국교육개발원 Wee 프로젝트연구특임센터 담당자는 “부족한 Wee 시설의 설치와 전문 상담 인력은 예산에 맞춰 최대한 늘릴 예정”이라며 “전문 상담 인력(전문 상담사, 전문 상담교사)의 선발 과정과 전문화에 연구와 지원을 강화하고 Wee 프로젝트가 더 체계적으로 상담과 현장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