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와 세계 청소년 축구 대회의 영광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며 사실상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 이날 발언 전문은 언론을 통해 일제히 공개됐다.
이날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한다면 인류 화합과 세계 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도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스포츠는 강력한 평화의 촉매제”라며 스포츠를 평화 형성의 매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핑퐁 외교’를 예로 들었다. 그는 “적대국이었던 미국과 중국, 미국과 베트남이 핑퐁 외교로 평화를 이뤘다”며 “스포츠는 모든 장벽과 단절을 허무는 가장 강력한 평화의 도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방한에 이어 오는 9월로 예정된 대한민국 태권도 시범단의 평양 방문도 꼭 성사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9월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 태권도 연맹 대회에도 답방이 꼭 성사돼 한반도 평화의 큰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함께 흘리는 땀은 화해와 통합을 만드는 촉매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스포츠를 통한 남북 화해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향후 남북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낳고 있다. 우선 올해 9월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 태권도 연맹 대회에 세계 태권도 연맹 시범단의 답방이 성사되면,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한 선수단 참가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장관은 평창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도 장관은 지난 20일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주사무소를 방문해 “평화 올림픽을 만드는 핵심은 북한의 참가 여부에 있다”며 “북한의 평창올림픽 단일 종목 참가 상황을 지켜보면서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 구성 등을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북한이 우리 측의 민간 교류 제의도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남북 간 체육 교류 활성화 계획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5일 서울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체육계 한 관계자는 “단일팀 구성은 체육계와도 긴밀한 협의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아직 아무 얘기도 듣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더 세밀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따르는 어려움도 있다. 정부가 남북 단일팀을 추진하려는 종목은 여자 아이스하키인데,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는 평창 올림픽 예선에 참가조차 하지 않았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남북 대화는 좋지만, 문재인 대통령만의 희망 사항인 것 같다”며 “북한은 협조할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우리 측에서만 서두르는 것은 보기 안 좋다”고 말해 추천 수 820을 기록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전 세계가 북한을 없어져야 할 곳으로 취급하고 있는데 정작 최대 주적인 대한민국이 ‘북한과 하나’를 외치는 게 말이 되냐”며 “취지는 좋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