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마도를 우리 영토로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륨을 높이고 있다. 이는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잇단 역사 망언과 독도 영유권 억지에 대한 반발 심리에서 나온 측면이 강하지만 대마도 영유권 주장의 지리적, 역사적 논거가 차츰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국내 유일의 대마도 연구기관의 수장으로, 대마도 영유권 회복 운동의 선봉장 역할이 기대됨직한 학자가 오히려 "우리의 대마도 회부 주장은 학문적‧역사적으로 무리"라는 주장을 펴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부경대 대마도연구센터 소장 이근우(53) 사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
그는 지난 달 30일 부산 남구 부경대학교에서 열린 '동북아 해양영토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공동 심포지엄'에서 정치인들과 한일 관계사 연구 전문가들이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는 주장을 공론화하려하자, “대마도를 우리 땅으로 주장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대담한 발언을 했다. 이 교수는 시대별 대마도 지도를 보면 일본이 조선에 비해 대마도를 더욱 공들여 지배해 왔으며, 우리 측 관련 역사 기록들도 완전히 연구가 안 된 상황에서 섣불리 영유권을 언급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심포지움이 끝난 후인 지난 3일, 기자는 그의 연구실을 찾아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마도연구센터가 설립되던 2009년부터 지금까지 소장을 맡아 대마도를 연구하고 있는 그의 방에는 대마도 관련 서적과 출판물들이 책장 가득 꽂혀 있었다.
“(대마도는) 당연히 일본의 영토입니다. 지금 대마도를 우리 땅이니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에요.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유치한 행동이죠. 며칠 전 심포지엄은 정치적 퍼포먼스에 불과하고, 나는 그 자리에 어쩔 수 없이 참가했지만, 대마도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지금 당장 영유권 주장을 공론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대마도가 우리 땅임을 입증할 수 있는 역사적인 근거나 연구가 부족해요.”
이 교수는 현재 대마도에 관한 자료 확보조차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 자료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일본에서 사와야 한단다. 그는 또 조선시대에 그려진 세계지도에 대마도가 조선의 남해안에 가까이 그려져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내세우는 사람들에 대해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서양지도 1~2건에 대마도가 한반도와 가까이에 있거나 같은 색으로 그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언론이 그것을 조명하니 국민들이 이에 동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계지도의 경우, 원본을 몇 분의 1로 축소해서 그려 놓은 것인데, 실제와 같다고 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오히려 지도를 연구하면 할수록 대마도가 일본 땅인 것이 분명해진다고 설명한다.
“15세기 신숙주 선생이 그린 <해동제국기>에는 대마도 지도가 '일본국대마도지도(日本國對馬島之圖)'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조선인들은 대마도를 일본 땅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일본이 제작한 대마도 지도가 점점 자세하고 세밀해진데 반해, 조선의 지도는 19세기 이후 대마도를 매우 간략하게 위치만 나타내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조선과 일본의 대마도 지도를 시대별로 비교해 보여주면서 “일본의 1700년 대 지도를 보면 인공위성만큼이나 정확하게 측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조선에서 18세기 후반 유일하게 자세한 형태를 띠고 있는 지도로 <각국도>가 있는데, 이 역시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건너갔던 변박이 모사해 온 지도를 바탕으로 다시 그려낸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심포지엄에 모인 사람들이 이승만 건국 대통령이 대마도 반환을 요구한 기록이 있으므로 후손인 우리도 그것을 계승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시대적 배경으로는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이 교수는 답했다.
이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이 패전국인 상황에서 국제적 정세로 우리가 주장하는 바가 유리하게 인정되던 틈에 대마도를 차지해 영토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바탕이 됐을 것”이라며 “그것은 통치 행위이지 학술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도) 장기적으로 대마도를 우리 땅으로 만들어 우리 영토를 확장시키고 싶은 희망을 갖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왜냐하면, 대마도가 반드시 차지해야 할 만큼 그리 가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우리가 대마도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상생해나가야 할 곳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란다. 한일 관계사가 전공인 이 교수는 부산과 대마도 관계를 발전시켜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대마도 주민을 우리 편으로 만들 가치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대마도는 일본의 외곽 지역으로 사실상 본국으로부터 소외된 섬이고, 게다가 95% 이상이 산지라서 우리가 차지한다고 해서 특별히 큰 이득이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선이 대마도 지배 의욕이 없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이 교수는 “조선시대에 부산 왜관에서 일했던 대마도인이 전체 대마도 인구의 10%에 달할 정도로 조선과 대마도는 특수한 관계였으며, 이들이 조선통신사 등 조선과 일본의 교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주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대마도와 우리 관계가 오래 전부터 우호적이었음을 강조했다.
"대마도와 부산 영도구는 지금까지도 자매결연을 통해 그 연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연간 12만 명의 한국 관광객이 대마도를 찾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우리는 관광 수입을 제공하는 것이죠. 우리 또한 교류를 통해 우리가 경제적 이익, 외교 효과, 또 고립된 지역에 대한 원조를 대마도에 제공해 줌으로써 대마도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 등 실익이 있습니다. 혹시 또 모르죠. 그렇게 우리와 대마도와의 관계가 자꾸만 가까워지면, 대마도 사람들이 일본에 기대지 않게 되고, 그러면 정말 대마도가 우리 땅으로 편입될지도…(허허) 거리상 일본 본토보다는 우리에게 더 가까운 것은 맞으니까요."
이 교수는 앞으로도 대마도 연구센터에서는 조선, 일본 등 세계 속의 대마도 지도를 연구하고 조선실록, 승정원일기와 같은 역사적 자료들 중 대마도 관련 부분을 수집해 책으로 엮어 일반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대마도 우리 영토 주장에 대한 반론은 객관적이고 차분했다. 이근우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잘못된 역사관으로 계속 억지를 부리면 오히려 정말 우리 땅인 독도를 되찾는 데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어요. 우리가 대마도를 열심히 연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일본에 압력이 될 수 있으니, 지나친 민족주의에서 비롯된 자극적인 발언이나 움직임은 삼가야 합니다. 우리도 이젠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합리적 민족주의를 따를 필요가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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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시마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있는 유치한 행동하는 나라는 남조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