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장애인 교육하고 돌아온 어느 취준생 이야기
대학생이나 '취준생'들의 대외 활동은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용이 대부분이다. 특히 대기업 입사의 지름길로 꼽히는 '해피무브 글로벌,' 'g마켓' 등은 웬만한 입사시험보다 경쟁률이 높다. 어떻게든 이런 대외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너나없이 발버둥을 친다.
그런데 이런 세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서 오지로 떠나 진정한 봉사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한 젊은이가 있다. 재작년 네팔에서 청각 장애인 교육을 하고 돌아온 이기송(27.경성대 대외협력처 근무) 씨가 그 사람이다
여느 대학생과 다를 바 없이 취업 준비에 진로를 위한 스펙 쌓기에 골몰하던 이기송 씨는 이런 고민들을 뒤로하고 2011년 8월 네팔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 네팔. 수도 카트만두 근교에 '넉살'이란 한 작은 마을이 있었다. 여기서 그는 6개월 동안 현지의 청각장애인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지는 기적
그는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미술이나 체육활동을 가르치는 것 외에도 그는 아이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사람이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더러운 환경을 새롭게 가꾸기 시작했다. 물도 없고 더러운 푸세식의 화장실을 락스 10통을 사서 청소해주고,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창고의 쓰레기를 청소하고 도색해서 탁구장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리고 네 살 때 마을버스에 치여 다리를 잃은 아이를 위해 모금활동도 시작했다. 그는 "네팔에 의료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 아이도 한국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접합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경미한 부상을 당한 상태였으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네팔이었기에. 결국 그 아이는 절단수술을 받은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또 "네 살이란 나이에 한 쪽 다리를 잃게 되고, 아버지의 가족력으로 인해 청각장애까지 가진 아이었기에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었다. 그 아이를 위해 이 씨는 700만원에 달하는 의족을 마련해주고자 한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아이의 딱한 사정을 소식지로 만들어서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서 2주일간 돈을 모금 받았으나, 최종적으로 모인 금액은 고작 1만 2000원이었다. 그는 너무나 턱없이 부족한 금액에 좌절했지만, 그 아이의 얼굴과 함께 나눴던 대화를 떠올려 다시 힘내보기로 했다. 그는 소식지를 대폭 수정해서, 부산시청 홈페이지, 학교 홈페이지 등 접근할 수 있는 모든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고, 네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 꿈을 표현한 동영상을 촬영해서 또한 여기저기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 그 후에 추가로 100만원이 모였으나, 역시 의족을 구입하기에는 모라란 액수였다. 의족을 구입하는 데 부족한 100만원은 할 수 없이 네팔 아이들을 위한 사진전에 사용됐다고 한다. 네팔에는 바다가 없고, 이 씨가 살던 곳은 부산이었기에, 그는 지인들을 통해서 예쁜 바다 사진을 모아서 네팔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바다를 본 적 없는 아이들이 사진으로나마 바다를 보고 미소를 짓는 모습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아이들을 통해 내가 치유되고 내가 배운다는 것을 느꼈다"고 이 씨는 말했다. 그의 활동은 네팔에서 귀국하고서도 이어졌다. 그는 6개월 동안 네팔에서 있었던 사진들을 모아서 한국에서도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작가도 아니었던 그에게 장소 빌리기부터 어려움에 봉착했고,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다가, 친구가 새로운 의견을 제시했단다. 사진전을 하기 전에 사람들의 관심 유도를 위해 바자회를 열고, 모인 금액을 더 사진전에 보태자는 의견이었다. 그렇게 그는 사진전을 열 수 있었다. 여기서 모은 수익금과 자체적으로 후원회가 도와준 모금 활동으로 모은 돈이 150만원에 이르러, 그는 이 돈을 네팔 현지에 사는 아이들을 돕는데 썼다.꿈을 전달하다
그는 "네팔에 갔다오니 봉사에 대한 내 생각이 변했다. 봉사에 대해 다시 배우게 되고, 사람이 겸손해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귀국해서도 그는 국내에서 헌혈 등의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또 영재과학고 아이들을 인솔해서 몽골 봉사활동을 갔다오는 등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한 소중한 경험들을 좀 더 알리고, 얘기하고 싶어서 강연회 등 자신의 경험과 꿈을 전달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이그나이트'라는 프레젠테이션 행사에서 강연을 하고, 국제교류재단의 요청으로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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