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내 체육시설 금연구역 지정해 위반하면 과태료 부과...업주들, "매상 떨어질라" 걱정 / 정혜리 기자
당구장을 가득 채운 뿌연 담배 연기가 오는 12월부터 사라진다. 당구장, 스크린 골프장 등 실내 체육시설에서 흡연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오는 12월 3일부터 등록·신고 체육시설 가운데 당구장, 스크린 골프장 등 실내 체육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다고 20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체육시설 등록·신고기설은 17개 업종으로 약 5만여 개가 넘는다. 이 중에서 당구장은 2만 2000여 개, 골프연습장은 약 1만여 개로 추산된다.
당구장은 실내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당구장이 금연구역이 된다. 골프연습장도 야외가 아니어서 실내 골프연습장은 금역 구역으로 지정돼 담배를 필 수 없다. 국회는 이미 지난해 11월 실내 체육시설에 대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긴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후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쳤고 올 12월부터 전면 시행되는 것이다.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실내 체육시설에는 금연 구역 표지가 부착되고 이를 어길시 시정 명령이 내려진다. 이후에도 표지 의무를 위반하면 1차로 170만 원 과태료가, 2차 330만 원, 3차 500만 원이 부과된다. 실내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면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이 같은 소식에 흡연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백주용(36,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가끔 동네 친구들과 주말에 스트레스 풀러 당구장엘 간다”며 “뿌연 담배 연기로 가득 차 있어도 그게 당구장의 낭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수민(25, 부산시 금정구) 씨는 “그럼 이제 당구장에서도 당구 치다가 바깥에 나가서 담배 피고 와야 되냐”며 “당구장들이 1층에 있는 것도 아니고 오르락내리락 생각만 해도 힘들다”고 말했다. 네이버 회원 whdg****는 “담배 피는 곳과 못 피는 곳을 업주들이 결정하고 담배 싫은 사람은 금연 당구장 이용하게 해야지. 엄연히 세금 내고 피는 건데 아~ 짜증 법을 생각없이 만드니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비흡연자들은 환영의 박수를 쳤다. 네이버 회원 jeju****는 “당구장이 아직까지 금연구역이 아니었다니...”라고 글을 썼다. hkbs****는 “당구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거 완전 찬성이다. 그동안 당구장 가면 담배 냄새 때문에 속으로 쌍욕하고 얼굴 찌푸리고 불쾌감 장난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부산진구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모(54) 씨는 “사실 나도 매장에 꽉 찬 담배가 연기 싫어서 아르바이트생 앉혀놓고 나는 매장에 잘 안 간다”면서도 “당구장에서 담배를 못 피게 하면 손님들이 당구장에 오겠나”라고 한숨 쉬었다. PC방 아르바이트 경력이 있는 대학생 김지수(26, 부산시 영도구) 씨는 “예전에 PC방에서도 유예 기간 거치고 금연구역 지정했었는데 손님들 말 잘 안 듣는다”며 “피지 말래도 필 거고 알바생이라 신고도 못하고 아르바이트생들만 죽어나게 생겼다”고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