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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2 행복 국가 ‘부탄’에서 도시 브랜드의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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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2 행복 국가 ‘부탄’에서 도시 브랜드의 길을 찾다
  • 목지수 안지현
  • 승인 2017.07.28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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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삿포로 스마일] 시민 행복을 위한 도시 브랜딩 / 목지수 안지현

부탄을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6년 한 해 동안 약 20여만 명이 부탄을 방문했는데, 이는 2015년보다 약 35% 정도 늘어난 숫자라고 한다. 한국인 관광객도 연간 1000명 정도가 부탄을 찾고 있다. 부탄은 개인의 자유 여행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나라다. 그리고 하루에 200달러의 체류비를 지불해야 여행이 가능하다. 물론 체류비 안에는 가이드비와 식사비, 차량비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일반적인 여행객에게는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그러다 보니 배낭 여행이나 자유 여행을 즐기는 사람보다는 행복한 나라 부탄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느껴보고 싶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부탄 여행은 반드시 가이드와 함께 지정된 곳만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부탄의 속살을 엿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관광 정책이 외래 문화가 부탄인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파고드는 것을 막기 위한 그들의 선택이라고 하니 부탄이 자신들의 고유 문화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절실하게 애쓰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부탄은 무상 교육과 무상 의료를 실시하고 있다. 국민 자체가 가난하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교육이나 의료 분야에 개인이 많은 비용을 쓸 수 없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나서는 것이다. 부탄은 자신들의 환경 문제에도 강력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 총 면적의 4분의 1이 국립공원과 자연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선진국 대부분의 자연 보호 지구가 전 국토의 5%대 이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또한 놀라운 수치다. 부탄은 헌법으로 국가의 삼림 비율을 60%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해 놓고 있다. 현재 녹지율은 68%이며 계속 증가 추세다.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라고 해서 많은 국민들에게 자유와 선택의 기회가 많이 주어질 거라고 생각되지만, 부탄은 의외로 국민에 대한 규제와 제약이 많은 곳이다. 일부에선 부탄이란 국가가 국민을 지나치게 제도적인 틀 속에 가두고 있다는 쓴 소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민 행복이라는 국가 목표를 위해 여전히 느리게, 그리고 불편하게 그들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부탄에서는 첫눈이 내리는 날이 공휴일이다. 부탄은 첫눈을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기 때문에 첫눈이 내리면 모두 함께 거리로 나와 눈을 반기며 하루를 보낸다. 첫눈이 내리면 나라 전체가 쉰다니, 이쯤 되면 답답하고 건조한 일상에 치여 살아가는 우리 도시인들에겐 부탄처럼 매력적인 곳에서 한 번 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부탄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빠뜨리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바로 부탄 사람들의 ‘미소’다. 부탄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탄 사람들은 서로가 국가라는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가난하면서도 조금씩 나아지는 생활 여건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웃는 얼굴로 대한다. 미소야말로 부탄 사람들의 행복의 표현이고, 부탄 사람과 사람 사이에 행복을 이어주는 도구가 되어준다.

도시에서 자신만의 만족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행복은 특별한 순간에만 일시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이다. 또한 행복은 멀리 떨어져 있는 꿈에서나 성취될 목표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사람은 홀로 행복할 수는 없다. 누군가와 함께 생활하고,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는 과정 속에서 행복이 존재한다. 도시를 하나의 건강한 공동체로 바라보는 부탄의 관점이 어쩌면 그들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비결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물질적 풍요가 마음의 풍요를 밀어내고 있는 이 시대에 삿포로는 부탄에서 발견한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로 했다. 그리고 시민과 함께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도시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다. 시민 누구나 행복한 도시, 웃으며 살아가는 도시, 삿포로를 만들자는 의미를 도시 브랜드에 담아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삿포로의 도시 브랜드 슬로건은 ‘삿포로 스마일(Sapporo Smile)‘로 최종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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