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북한 탈북자 임지현이 북한 매체에 재등장했다. 지난 7월 출연 이후 한 달여 만이다.
18일 ‘우리민족끼리’ 유튜브 계정에 "따뜻한 품으로 돌아온 전혜성(임지현) - 지옥 같은 남녘 생활 3년을 회고"라는 제목으로 임지현의 인터뷰 영상이 올라왔다. 인터뷰는 미국의 친북 웹사이트 '민족통신'을 운영하는 노길남이 진행했다.
임지현은 재입북 계기에 대한 질문에 "남조선 사회에서 정말 허무함과 환멸을 느꼈다"며 "(남한 사람들은) 공화국 사람이라고 하면 동물원의 원숭이 보듯이 신기하게 본다"고 한국 사회를 비난했다.
영상에서 임지현은 재입북 과정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압록강을 헤엄쳐 건넜다”며 “북한 측이 죄를 묻는 것도 없이 '수고했다, 고생했다'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사랑과 배려를 베풀어줬다”고 말했다.
임지현은 또 "조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떳떳하게 투쟁해서 돌아오는 방법을 택하면 나처럼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북한에 돌아간 뒤 처벌받을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기 땅에 돌아가는데 뭐가 두렵냐"는 발언도 했다. 마치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을 겨냥한 듯, 재입북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임지현은 북한의 납치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길남의 ‘북의 납치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임지현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날조”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렇게 북한의 납치를 부인하는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납치설’은 힘을 얻고 있다.
탈북자 이소율은 지난 17일 개인 방송을 통해 임지현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소율은 “임지현은 간첩일 수 없다. 간첩일 경우 신변을 숨겨야하는데 공개적으로 방송에 출연한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임지현이 한국 방송을 비난한 것에 대해서 이소율은 그 말을 듣고 화를 낼 가치도 없다며, "북한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북인권연합회장 김용화 씨의 발언도 주목받고 있다. 김용화 씨는 지난달 28일 MBC <리얼스토리 눈>에 출연해 임 씨의 피랍설을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서 직접 전화가 와서 부모님이 아프다거나 감옥에 갇혔다고 말한다"라며 "이게 북한 정찰 총국의 유인 납치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년을 지켜봐야 한다. 임지현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라며 “북한은 반년이 지나게 되면 거의 다 처리를 한다”고 밝혔다.
네티즌들도 ‘납치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네티즌은 “북한에 가족들이 있다는데 인질 협박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 아닌가”라며 “웜비어 사건 보면 모르겠나. 당연히 시키는 대로 당하고 있겠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영상을 보면 얼굴도 팅팅 붓고 말도 더듬거리던데 정상적인 생활은 가능할까”라며 임지현을 걱정하는 댓글을 달았다.
반면 임지현 사건으로 탈북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생긴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탈북자뿐 아니라 외국서 오는 사람들 감시 잘해야 한다”며 “제발 아무도 넘어오지 말고 김정은한테 충성하고 살길”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탈북자들 방송에 나와서 북한 실상 얘기하는 것들 솔직히 불편하다”며 “탈북했으면 조용히 사는 것이 본인에게도 좋지 않나?”는 의견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