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법의학자도 '직격탄' 소견" 주장..문 대통령 특별 수사 지시 / 신예진 기자
철원 총기 사고가 ‘도비탄’이 아니라 ‘직격탄’으로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네티즌들은 국방부가 초기에 도비탄 사고라고 발표한 것에 의혹을 제기하며 정확하고 빠른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29일 cpbc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A 일병의 사망에 대해 언급했다. 임 소장은 “직격탄에 의해서 맞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1차적 법의학자의 소견이 있었다”며 “도비탄이 아니고 직격탄에 의해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다른 물체에 맞고 튕겨서 2차적으로 피격되는 경우 총알이 많이 찌그러져 있다”며 “A 일병이 맞은 총알은 조금 깨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애초에 예상 표적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발사된 유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A 일병의 유가족도 ‘직격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A 일병의 부친은 “법의학자들이 깨진 총탄의 모양을 보고 머리에 맞으면서 깨졌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면서 “회수된 총탄 조각은 도비탄의 증거로 보기 어렵다는 소견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A 일병의 외삼촌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튕긴 총알이라면 탄두가 원래의 형태를 갖추기 어렵다”며 “지금 X레이 상으로는 튕긴 총알이 아닐 가능성이 높게 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일부 네티즌들은 SBS 시사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철원 총기 사건을 다뤄달라는 요구 글을 잇따라 올리기도 했다. 그들은 “국방부의 ‘도비탄’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사건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예비역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처음부터 도비탄이라는 국방부 발표가 어이 없어 웃었다”며 “사격장으로부터 400m나 떨어진 곳에서 총알이 여기저기 튕겨 머리에 맞았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사격 연습 중 발생한 사고라고 했으면 분노가 덜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번 사건은 유야무야 넘기면 안된다”며 “임무를 마치고 귀대하는 길에 어이없이 총탄에 쓰러진 병사는 우리 모두의 아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격장 뒤에 사람이 다니는 길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방부가 이번 수사를 특별수사로 전환한 것은 문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국방부에서 특별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한 것은 청와대의 뜻”이라며 “군대 내에서의 총기 사고 등은 진상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참모들이 보고했고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에게 즉시 특별 수사를 하는 게 좋겠다고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