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야?”
“정신력입니다”
“아니야. 다른 사람?”
“머릿수입니다”
”아니야.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성이다. 선배들이나 감독님께 항상 깍듯하게! 알겠나?”
이대호 선수가 카리스마 넘치는 코치로 변신했다. 이대호 선수는 22~23일 이틀에 걸쳐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제 2회 아디다스와 함께하는 이대호 유소년, 사회인 야구캠프’를 열었다. 이대호 선수의 오랜 친구인 최준석, 강민호 선수가 코치로 참석한 이 행사에는 부산 소재 초등학교 6과 리틀 야구클럽에서 선발된 유소년 선수 50명, 생활 야구 동호인 50명이 함께 했다.
22일 오전, 야구 꿈나무 50명과 함께 한 캠프는 몸풀기 훈련 후 4개의 조로 캐치볼, 투구,타격 분야로 나뉘어 시작됐다. 야구계 대스타이자 동경의 대상을 만난 유소년 선수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매일같이 하는 캐치볼 연습이지만 이대호 선수 앞에서 던진다는 생각 때문인지 공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힘 빼! 부드럽게 던져야지 힘으로 던지는 거 아니야”
그새를 놓칠세라 일일코치로 나선 이대호 선수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대호 선수는 학생들의 사이를 지나가며 한 사람 한 사람씩 동작을 보고 자세를 교정해줬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은 이대호 선수는 공을 잡고 직접 투구 시범을 보여주며 학생들을 지도했다.
‘시원한 한 방’ 주인공이기도 한 이대호 선수의 타격지도가 이어지자 어린 선수들은 초롱초롱 한 눈빛으로 더욱 훈련에 집중했다.
“아니, 배트 더 안쪽으로 쳐야지. 자세 똑바로 하고~ 다시! 다시!”
제대로 자세를 잡고 타격을 할 때까지. 지난해 열린 캠프가 이벤트 위주의 행사가 돼서 아쉽다고 했던 이대호 선수답게 실전 연습처럼 진지하고 엄격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특유의 부산 사투리로 하늘 같은 선배인 자신을 ‘형’이라 자처하며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너희들은 지금 자세를 잘 잡는 게 중요해. 아직은 힘이 없어서 (공이) 형처럼 멀리는 안 가지만 크면서 저절로 힘이 붙는다고~ ”
강민호 선수의 훈련 지도는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외야수 수비 훈련을 지도했던 그는 학생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좋아~ 좋아~!” 소리를 지르며 어린 학생들을 격려했다. 뜬 공을 가까스로 잡아낸 선수에게는 “헤이~맨! 나이스 캐치”라며 하이파이브를 권하기도 했다.
강민호 선수는 “얘들아, 야구를 할 땐 항상 재미가 있어야 돼. 재미가 있어야 연습 효율도 늘고 운동도 오래 할 수 있는 거야”라며 유쾌한 가르침을 이어갔다.
잠깐 생긴 쉬는 시간에 강민호 선수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여자친구 있는 사람은 손 들어보라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쭈뼛쭈뼛 눈치를 보던 몇몇 학생들은 조심스레 손을 들었고 강 선수는 “벌써 뽀뽀를 했겠다”며 장난을 치면서도 여자친구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노코멘트”라며 웃음을 지었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진 훈련이 끝나고 학생들과 선수들이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에는 이대호 선수가 심판을 보는 가운데 유소년 야구 선수들이 청백으로 나뉘어 게임을 하며 학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했다.
캠프에 참여한 임우석(12·동상초)은 “롤 모델이었던 선수들을 직접 봐서 너무 좋았다. 특히 강민호 선배님은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재미있게 연습을 이끌어주셔서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이대호 선수는 “이번 캠프를 통해 (야구가) 야구 선수를 꿈 꾸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즐기는 생활 스포츠로 더욱 가깝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이런 시간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