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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면에서 부는 바람과 높은 상공에서 부는 바람의 방향이 서로 다를 때 두 바람이 교차하면서 하늘에는 적란운이란 구름이 생기고 그 밑으로 소용돌이가 일어나게 된다. 그 소용돌이가 지표면에서 상공의 적란운으로 치솟으면서 거대한 깔때기 모양의 회오리바람이 형성된다. 이것이 용오름이다. 영어로는 스파우트(spout), 즉 분출하다는 의미다.
용오름은 육지에서 발생했다면 깔때기 모양의 구름 통로 사이로 먼지, 모래는 물론, 강력한 것은 자동차나 건물 지붕을 상공 위로 들어 올린다. 이것을 토네이도(tornado, landspout)라고 한다. 용오름이 바다에서 발생했다면 깔때기 기둥 사이로 바다 물줄기를 하늘로 들어 올린다. 이를 영어로는 워터스파우트(waterspout)라고 한다. 이때 용오름이 끌고 올라간 땅의 개구리나 물고기들이 비처럼 땅으로 쏟아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를 옛날에는 ‘개구리 비’ 내지는 ‘물고기 비’라고 불렀다고 한다.
용(또는 이무기)이 바다에서 승천하는 듯하다고 해서 용오름이란 이름이 붙었으나, 엄밀하게 용오름은 바다나 육지에서 일어나는 회오리바람을 모두 일컫는다.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용오름을 ‘강력한 저기압성 소용돌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강력한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해서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2011년에는 <토네이도(Wheather Wars)>라는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제작되기도 했다. 그만큼 미국에서는 토네이도가 위협적이다.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용오름 현상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2008년에 당진과 합천에서, 2011년에는 평택에서 각각 토네이도, 즉 랜드스파우트가 관측됐다. 2012년에는 강릉 경포 앞바다에서 바다 회오리바람 또는 워터스파이트가 관측됐다. 2014년에는 경기도 일산에서 토네이도가 발생했는데, 비닐하우스와 경운기 등을 파괴하고 일대에 정전 사태를 야기할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번 용오름은 2017년 12월 5일 오전 9시 50분부터 15분 간 제주도 서귀포 남쪽 해상에서 관측됐다. 바다의 용오름은 우리나라의 경우 5년에 한 번 정도라는 학설이 있다. 이번 서귀포 용오름은 2012년 경포 용오름이 발생한 지 5년째였으니 5년 주기설이 맞은 결과다. 조선왕조실록에 용오름 기록이 간간이 보인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제주 안무사(濟州安撫使)에게 (왕이) 전지하기를, "병진년에 최해산(崔海山)이 도안무사(都安撫使)가 되었을 때, 치보(馳報)하기를, ‘정의현(旌義縣)에서 다섯 마리의 용(龍)이 한꺼번에 승천(昇天)하였는데, 한 마리의 용이 도로 수풀 사이에 떨어져 오랫동안 빙빙 돌다가 뒤에 하늘로 올라갔습니다’라고 하였는데 ..... 그 시간과 장소를 그 때에 본 사람에게 방문하여 아뢰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