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불편한 연수원 동료 2년 간 업어 출퇴근, 아들 2명도 입양...청와대 "사회적 약자 권익 보호 앞장" / 김예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최재형(61) 사법연수원장을 감사원장에 임명했다.
최 후보자는 경남 진해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판사로 재직했다. 사시 23회(연수원 13기)로, 대전지방법원장과 서울가정법원장, 고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문 대통령과는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발표한 7대 인사 원칙은 병역 면탈·부동산 투기·탈세·위장 전입·논문 표절·성 관련 범죄·음주 운전이었다. 청와대는 7대 인사 원칙과 동시에 최재형 사법연수원장의 판사 시절 판결을 집중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 분석 결과, 최재형 신임 감사원장이 치밀하고 분석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았고, 사건 당사자와 소통하면서 고통과 이해에 공감하는 재판을 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 후보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그와 관련한 미담이 우수수 쏟아지고 있다.
최 후보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두 딸을 낳은 뒤 두 아들을 입양했다. 사법연수원 시절에는 다리를 쓰지 못하는 동료를 2년 간 업어서 출퇴근시킨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는 또 자녀 2명과 함께 5년 간 13개 구호단체에 4000여 만 원을 기부하는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봉사정신을 실천한 미담이 줄을 이었다.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7일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는 1986년 판사 임용 후 30여 년 간 민·형사·헌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법관으로서의 소신에 따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 보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온 법조인”이라고 후보자를 평가했다
윤 수석은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면서 헌법상 부여된 회계검사와 직무감찰을 엄정히 수행하여 감사 운영의 독립성·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고, 공공 부문 내의 불합리한 부분을 걷어내어 ‘깨끗하고 바른 공직사회’, ‘신뢰받는 정부’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로 기대한다”고 임명 배경을 밝혔다.
최 후보는 법 앞에서 올곧기로 유명하다. 윤 수석은 최 후보자가 사건들을 엄정하게 판결해온 증거의 하나로 처남이 연루된 사기 사건 처리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이전에 처남을 대표로 둔 무역업체 사기 사건에서 대표를 법정구속하는 등 예외 없이 법 앞에서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일명 ‘윤필용 사건’으로 박정희 정권 시절 군 쿠데타 모의 의혹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손영길 전 수도경비사령부 참모장에 대한 판결도 눈에 띈다. 쿠데타 모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손 장군이 재판 과정에서 강압 수사로 인한 허위 자백이었음을 인정하자 무죄를 선고한 것.
단호함과 유연함을 두루 갖춰 법원 내외부로부터 신망과 존경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 최 후보자의 부친은 최영섭 예비역 대령으로 6·25 당시 대한해협 해전 참전용사이기도 하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자신이 지명된 까닭에 대해 최 후보자는 "오래 법관 생활을 한 저를 후보자로 지명하신 데는 감사 업무의 직무상 독립성·공정성을 강화하고 확립해야겠다는, 임명권자이신 대통령의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정파를 떠나서 저런 분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을 할 자리에 앉아야 합니다", "인사청문회 하시는 분들이 보고 배워야 할 점이 많으신 분으로 생각됩니다", "무사히 통과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훌륭한 공직자가 많아져야 나라가 바로 선다", "이번 정권에서 제일 잘한 인사라 생각됨. 파이팅!",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또 얼마나 터무니없는 공격을 해대는지 보는 것도 관전 사항" 등 최 후보자를 응원했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절차를 거치면, 최 후보자는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4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