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취향 맞춰 책 골라 배송하고 와이셔츠·양말까지 알아서 척척...배송 시장 끝없는 진화 / 조윤화 기자
신문과 잡지로 국한돼 있던 정기구독 서비스가 최근 들어 꽃, 책, 취미 생활은 물론 심지어 양말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져 눈길을 끈다. 이른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의 열풍이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란 구독을 뜻하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과 상업을 뜻하는 단어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사업자가 해당 상품을 선별해 정기적으로 소비자의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물건을 사야 할 시간을 내기 어렵거나, 필요한 물건을 사야 한다는 사실을 자주 깜빡하는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유용한 서비스다.
졸업식, 혹은 특별한 기념일에만 주고받던 꽃다발을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꽃 정기구독 서비스가 등장했다.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kukka(꾸까)는 국내 최초로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곳이다. 꾸까는 정기구독을 신청한 소비자에게 전문 플로리스트가 계절에 맞는 꽃으로 디자인한 꽃다발을 2주에 1번 배송한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꽃의 크기, 날짜, 구독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꾸까는 싱싱하지 않은 꽃이 배송됐을 경우 100% 재배송해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품질보증서비스)‘을 운영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꾸까 박춘화 대표는 KBS 교양 프로그램 <장사의 신: 골목의 혁신가들>에 출연, “우리나라에서도 꽃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창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꾸까는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는 마케팅 방식에 주력하고 있는데, 현재 꾸까의 SNS 팔로워는 39만 명에 달한다.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 베스트셀러 순위만 계속해서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을 위해, 고객 맞춤형 도서를 정기적으로 집 앞까지 배송하는 ‘책 정기구독 서비스’도 생겨났다. 책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플라이북’은 매달 30일, 해당 책을 추천하는 이유가 담긴 손편지를 동봉하여 구독자에게 책을 배송한다. 책과 함께 즐기면 더 좋은 음악과 영화 추천은 덤이다. 플라이북은 고객이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취향, 기분, 관심사 등을 고려해 각 고객의 취향에 부합하는 책을 알아서 배송해 준다.
"책과 사람을 더 가까이"라는 플라이북의 슬로건처럼, 시간의 제약으로 서점에 방문할 수 없는 이들에게 책 정기 배송 서비스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플라이북 구독자 A 씨는 본인의 SNS 계정에 “개인이 제공한 일부의 정보로 독서 욕구를 자극하고 만족시킨다는 건 정말 놀랍다”며 “포장도 예쁘고 손 글씨에 담긴 정성과 책을 고르기까지의 수고들이 보이는 것 같아 감동”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취미가 뭐예요?”라는 간단한 질문 앞에서 망설이는 사람을 위해, 매달 새로운 취미를 손쉽게 즐길 수 있는 키트를 제공하는 정기 배송 서비스도 있다. 스타트업 ‘하비인더박스’는 구독자들이 다양한 취미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번 새로운 구성의 키트를 배송한다. 지금까지 천연 가죽 필통 만들기, 핸드드립 커피 즐기기, 과자 집 만들기 등 너무 적당한 난이도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키트를 구성해왔다. 하비인더박스 구독자들은 한 번쯤 해 보고 싶었던 다양한 취미를 매월 한 번씩 경험한다. 마치, 취미 샘플처럼 받아보게 되는 키트를 통해, 결국 구독자들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취미를 찾을 수 있다.
이 밖에 와이셔츠 다림질이 지겨운 직장인들을 위해 등장한 와이셔츠 정기 배송 서비스, 고객이 원하는 용도에 따라 비즈니스, 스포츠 등 다양한 디자인의 양말을 보내 주는 양말 정기 구독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시중에는 의식주 전반에 걸친 다양한 종류의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가 존재한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문가가 골라주는 제품을 사용할 수 있고, 유통업계에서는 고정적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에게 이득이다. 따라서 관련 업계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시장이 날로 확대될 거라 입 모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