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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만 가면 되는 캠핑장, ‘글램핑’ 인기 급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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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만 가면 되는 캠핑장, ‘글램핑’ 인기 급상승
  • 취재기자 장가희
  • 승인 2014.08.2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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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장비 없어도 OK...가평, 연천 등 경승지에 우후죽순 등장

농협경제연구소가 지난 4월 내놓은 <글램핑과 농축산업>이란 보고서는 국내 캠핑 인구가 증가해 2013년에 476만 명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너도나도 가족과 함께 캠핑을 떠나고 있다. 문제는 캠핑 장비다. 텐트에서 침낭과 탁자에 이르기까지 종류만 수십 종에 달하고, 구입비용도 수십 만 원에서 수백 만 원까지 끝이 없다. 경비를 아끼려는 사람들은 텐트에 식기도구, 음식, 이부자리까지 집안에 모든 짐을 챙겨가야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그저 가벼운 복장으로 몸만 가면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는 ‘글램핑’이 있기 때문이다.

▲ 글램핑 장의 텐트 모습(사진출처: 라벤트리 코리아).

글램핑(glamping)이란 화려하다는 ‘glamorous’와 캠핑을 조합해 만든 신조어로 필요한 도구들이 모두 갖춰진 곳에서 안락하게 즐기는 캠핑을 뜻한다. 여기에는 텐트는 물론 냉난방기, 침대, 소파, 조리대, 식기세트에 바비큐 장비까지 준비돼 있다.

▲ 글램핑장에는 텐트는 물론 조리도구까지 다 구비되어 있다(사진출처: 라벤트리 코리아 ).

가평, 공주, 서산, 연천 등지에서 글램핑장을 운영하는 글램핑 리조트 체인 ‘라벤트리 코리아’ 권혁준 대표는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글램핑이 인기를 얻고 있는 요즘, 라벤트리 코리아의 예약률이 작년 대비 200%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라벤트리 코리아는 국내 최초로 글램핑을 도입한 기업이다. 권 대표는 동종업체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보며 글램핑이 인기를 얻는 것 같아 좋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에서는 경쟁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난다”며 씁쓸해 했다.

회사원 정재필(41, 부산시 기장군) 씨는 주말에 가족과 함께 집에서 가까운 글램핑장으로 향했다. 그는 딱히 준비할 것 없이 가볍게 가서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글램핑의 매력으로 꼽았다. 정 씨는 “나는 텐트 안에서 쉬면서 텐트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챙길 수 있어서, 아이들도 좋아하고 나도 편하다”고 밝혔다. 그의 아들 정욱(9) 군은 “텐트도 엄청 크고, 계곡 물놀이도 재미있고, 고기도 맛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백우현(22, 부산시 북구) 씨는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여행갈 곳을 찾다가 다른 곳과는 신선한 느낌에 이끌려 글램핑을 선택했다. 건장한 남성 5명이 떠난 캠핑이었지만, 백 씨와 친구들이 챙겨간 것은 간단한 옷가지와 음식이 전부였다. 글램핑장에는 침대와 화장대도 있었고, 난로와 취사도구도 갖춰져 있었다. 그는 “캠핑하면 불편하고 힘든 것만 생각했었는데, 펜션에 놀러 온 것처럼 편하다”고 말했다.

주부 주은정(33,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씨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낚시를 좋아하는 남편과 캠핑을 즐겼다. 하지만 아이가 생긴 이후부터 캠핑은커녕 멀리 놀러 나가는 것도 힘들었다. 그는 이전처럼 캠핑을 즐기지 못하는 남편에게 미안함을 느껴 글램핑을 알아보고 있다. 주 씨는 캠핑을 즐겨 다닐 때에 글램핑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으나 갈 계획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글램핑장에 놀랐다. 주 씨는 “의식주 짐을 다 챙겨야 하는 캠핑과 달리 옷가지만 들고 떠나면 되는 글램핑은 편하지만, 그만큼 비용이 배로 드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호텔에서도 글램핑을 홍보하고 있다. 신라호텔, 롯데호텔, 워커힐 등 국내 특급호텔들도 글램핑 존을 조성해 고객들에게 모으고 있다. 호텔들은 글램핑 존을 꾸며 놓고 숙박은 호텥에서 하되 일부분 텐트에서 생활하게 하는 형식으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또 현재 용인 에버랜드와 대전 한화야구장에도 글램핑 존이 생겼다.

하지만 글램핑이 이름처럼 마냥 화려하지는 않다. 대학생 백우현 씨는 밤 늦게까지 뛰어다니는 옆 텐트 아이들 때문에 밤잠을 설쳐야 했다. 또, 글램핑장도 캠핑장과 마찬가지로 샤워시설은 공용이었다. 그는 “감안했던 사항이지만 씻는 것이 엄청 불편했다”고 전했다.

글램핑 장의 위생상태도 문제가 되고 있다. 6일 방송된 MBC <불만제로 UP>에서는 무작위로 글램핑장 10군데를 방문해 위생상태를 공개했다. 텐트에는 곰팡이가 가득했고, 침구와 조리도구의 위생 상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 프로를 본 대학생 배모(24, 부산시 남구) 씨는 “글램핑이라고 해서 우아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는 찝찝해서 글램핑을 못 갈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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