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예정 영화 <어벤저스3: 인피니티 워>가 흥행 조짐을 보이자, 유려하던 암표가 등장했다. 일부 상영관에서 대부분 좌석이 동이나자, 관객들이 "암표상들이 좌석 매진에 한몫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영화 <어벤저스3: 인피니티 워>는 마블 스튜디오의 빅 히트작인 <어벤저스>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다. 전작인 어벤저스 1탄은 국내에서 707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데 이어, 2탄은 1049만 명의 관람 기록을 세웠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어벤저스3: 인피니티 워>의 1000만 관객 돌파는 이미 떼놓은 당상.
개봉일이 일주일도 넘게 남았지만, 영화 티켓은 때아닌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CJ CGV의 아이맥스(IMEX) 상영관은 인기를 자랑한다. 일부 중고 물품 판매 사이트에는 웃돈을 얹어 되파는 ‘암표’가 등장했다. 거래 가격은 1명 기준 3만 원부터 최대 10만 원까치 천차만별이다. 기존 가격은 가장 비싼 시간대와 좌석을 적용해도 1인당 2만 원을 넘지 않는다.
아이맥스는 캐나다의 IMAX사에서 만든 극장용 영화 배급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는 CGV가 독점 계약을 맺었다. 1.43:1의 화면 비율과 고해상도, 고출력 사운드가 특징이다. 아이맥스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아이맥스 전용 카메라와 전용 필름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반 영화 필름을 아이맥스 용으로 변환해 상영하거나, 일부 장면들만 아이맥스로 촬영해왔다.
그러나 영화 <어벤저스3: 인피니티 워>는 달랐다. 헐리우드 영화 최초로 모든 영화 장면을 아이맥스 전용 카메라로 촬영했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아이맥스 영화를 제대로 관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암표 전쟁이 가장 활발한 ‘용산 아이파크 몰’은 아이맥스 영화를 즐기기에 최적의 상영관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해상도 레이저식 영사기를 사용하기 때문.
아이맥스 암표는 꾸준히 문제가 돼왔다. 할리우드 기대작이 개봉할 때면, 암표는 극성을 부렸다. 지난 2017년 <덩케르트>, 2015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 2014년 <인터스텔라> 등이 그 대상이었다. 암표상들은 영화 상영 환불 규정을 악용한다. 영화 상영 20분 전에만 취소하면 영화관은 가격을 전액 환불해준다.
온라인에서는 “암표를 사지도 팔지도 말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직장인 성모(26, 서울 영등포구) 씨는 “영화표가 암표로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600석이 넘는 자리가 쉽게 매진이 되기에 무슨 일인가 했다”며 "암표를 사지 않으면 언젠가 풀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영화 매니아 A 씨도 “용산 아이맥스 명당인 센터에 빈자리가 은근히 많더라”며 “대부분 암표상들이 급하게 취소한 자리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A 씨는 “아직 어벤저스 자리를 구하지 못했는데 암표 대신에 영화 시작 30분 전에 취소 표를 노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CGV도 암표상들이 골칫거리긴 마찬가지다. CGV는 이에 지난달 15일 이용약관을 변경했다. ‘재판매 등의 영업 활동을 위해 구매와 구매취소를 상습적으로(2회 이상) 반복하는 경우 재판매 성사여부에 관계없이 회원 탈퇴, 약관 철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규정을 추가했다. 일명 예매취소 투 스트라이크 아웃제다.
물론 좌석 변경이나 단순 취소의 경우,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CGV 측은 “상습적 예매취소 역시 명백히 재판매 의도가 확인된 경우에만 회원탈퇴 등 후 조치할 방침"이라며 "중고거래 사이트와 SNS 등으로 온라인 자체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