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어벤저스 : 엔드게임>이 엄청난 흥행에도 오히려 ‘암표’로 울상을 짓고 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어벤저스 예매 관객 수는 이날 오후 3시 20분 기준, 62만 943명이다. 예매 시작 하루도 채 안 돼 엄청난 속도로 50만 장을 돌파했다. 예매 점유율은 무려 88.7%다.
앞서 어벤저스의 예매는 지난 16일 오후 6시에 시작됐다. 오는 18일에는 인기가 더 높은 초대형 스크린 상영관인 ‘4D IMAX관’ 티켓 예매가 오픈된다. CGV 등 주요 극장들은 이날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제히 좌석을 풀었다. 그 결과, 어벤저스는 예매 오픈 10분 만인 이날 6시 10분에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예매자들이 한꺼번에 몰렸던 탓에 일부 극장 서버는 다운되기도 했다.
예매 전쟁에서 낙오한 사람들은 ‘중고거래 사이트’로 눈길을 돌렸다. 이날 관련 사이트에 어벤저스 티켓을 재판매하는 글들이 쏟아졌기 때문. 상영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어벤저스 티켓 정가는 1만 1000원 선이다. 또 어벤저스가 ‘문화가 있는 날’에 개봉해 일부는 5000원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통신사 할인 혜택도 적용하면 더 저렴하게 티켓 확보가 가능하다.
그러나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어벤저스 암표 가격은 최대 5만 원. 일부 프리미엄 상영관 티켓은 원가에서 10~15만 원이 더해진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전문 암표상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다양한 상영관과 여러 시간대의 어벤저스 티켓을 판매하기도 했다. ‘누가 살까’ 싶은 비싼 값이지만 대다수 암표들은 원활히 거래되는 중이다.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판매완료’ 문구가 적힌 암표 판매글이 적지 않다.
이처럼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자 시민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직장인 이모(29) 씨는 “어벤저스 개봉일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치열한 티켓 예매에 튕겼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상영하는 암표를 발견했지만 억울해서 구매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취소하면 누군가는 제값을 주고 영화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화난다”고 분개했다.
주요 극장도 어벤저스의 암표 거래를 주시하고 있다. CGV는 메인 홈페이지에 ‘예매티켓 재판매 관련 공지’를 띄웠다. CGV는 “<어벤저스 : 엔드게임> 개봉과 함께 온라인 거래사이트를 통한 예매 티켓 재판매 사기 등 각종 피해사례가 우려된다”며 “예매 티켓 재판매자로 확인될 경우, CJ ONE 아이디 사용 제한, 강제 탈퇴 및 예매내역 취소 등 관련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주요 극장의 모니터링에도 온라인 암표상들을 제지하기란 쉽지 않다. 온라인 암표 거래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 현행 경범죄처벌법에 따르면, 경기장 공연장 등 현장의 암표 판매만 범죄로 분류한다. 온라인을 통한 암표거래는 관련 규정이 없다. 매년 어벤저스 시리즈가 개봉할 때마다 영화 티켓 암표상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다.
한편 오는 24일 개봉하는 <어벤져스 : 엔드게임>은 전편에서 살아남은 어벤저스 영웅들이 악당 타노스와 최강의 전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마블 영화 10년을 집대성하는 마지막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