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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특집]"영화 도시, 부산은 우리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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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특집]"영화 도시, 부산은 우리가 지킨다"
  • 취재기자 하봉우
  • 승인 2014.10.02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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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헙동조합,' 남포동에서 전시회, 플래시몹 행사 연다
 
▲ 부산영화협동조합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개최하는 영화기록물전시회(좌)와 플래시몹 연습 모습(우)(사진: 취재기자 정혜리)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부산 남포동 BIFF광장 일대에서는 각종 영화 소품을 선보이는 ‘판타스틱 히어로’ 영상기록물전시회와 고교생 1,400여 명이 참여하는 영화제 폐막전야 플래시몹이 진행된다. 부산국제영화제 메인 행사들이 이곳 남포동에서 해운대로 옮겨간 이후, 부국제 남포동 시대의 빈자리를 이런 행사들이 채우고 있다.

부국제 남포동 시대의 추억을 되살리는 행사들의 중심에는  '부산영화협동조합'이 있다. 협동조합은 이 행사들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특별관람회, 영화 세미나 및 시사회 등 여러 행사들을 개최하고, 부산에서 촬영하는 영화에 소품도 지원한다. 하지만 이 단체를 제대로 아는 이들은 드물다. 

부산영화협동조합은 지난 4월 부산의 여러 영화 관련 업체들이 모여 공동으로 설립했다. 전 부산영화영상산업협회 협회장이던 황의완 이사장을 비롯해 서울시뮤지컬단 유인택 단장, 영화감독 정지영 씨 등 30여 명이 현재 조합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 단체의 목표는 조합원의 출자금을 영화 관련 산업에 투자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돕는 것이다. 출자금을 바탕으로 부산 및 부산 인근에서 촬영되는 영화에 소품을 지원하고, 영화 촬영 후 그 소품을 경매로 팔아 운영 자금을 조달한다. 이 수익금은 영화제 관련 행사를 개최하거나 영화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쓰인다.

부산영화협동조합이 영리법인이 아닌 협동조합 형태로 만들어진 것은 조합원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영리법인의 경우, 출자금 액수가 클수록 의결권도 커진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경우, 출자금 액수와 상관없이 조합원 모두의 의결권이 1인1표로 동등하기 때문에 특정 인물의 뜻대로 단체가 운영되는 점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부산영화협동조합은 무분별한 조합원 가입을 막기 위해 100만 원을 최소 출자금액으로 정했다.

부산영화협동조합의 본사는 부산 금정구에 있지만, 지금은 행사 준비로 남포동 비프광장 인근에 임시사무실을 차려놓았다. 영화기록물전시회 시작일인 지난 1일, 부산영화협동조합 조합원들은 남포동 에잇세컨즈 건물 지하 1층에서 열리는 전시회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김재준 전문위원, 황윤식 이사 등 부산영화협동조합 간부들은 영화 소품의 구체적인 배치부터 조명의 밝기까지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가며 전시회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협동조합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최인락 씨는 “협동조합 이사장님도 현장에서 물품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이를 맞는 등 조합원 모두가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산영화협동조합의 황의완 이사장은 현장 이곳저곳으로 바삐 움직이며 전시회 준비에 한창이었다. 다음은 시빅뉴스와 황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부산영화협동조합 설립 계기는?

“부산에 있는 영화 관련 업체들이 부산 영화 산업의 발전을 목표로 공동사업을 하기 위해 만든 것이 부산영화협동조합이다. 부산은 영화의 도시인 만큼 영화 관련 육성 정책이나 지원 제도가 잘 갖춰져 있지만, 정작 부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토착 영화 업체는 없다. 그래서 여러 영화 업체가 힘을 합쳐 제대로 된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다. 하나보다는 여럿이 뭉치면 보다 아이디어가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산영화협동조합을 설립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사실 부산영화협동조합의 시초는 7년 전 만든 부산영화영상산업협회다. 내가 초대협회장을 맡았다. 그때도 부산 지역을 위한 영상 문화를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협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비영리단체다보니 지속적인 사업을 하기 위한 수익 창출에 애를 먹었다. 어떤 단체든 수익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떠올린 것이 협동조합이다.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사업자금으로 사용해 사업 투자와 계속적인 재원 조달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아이디어가 실현된 것이 지금의 부산영화협동조합이다.”

 -부산영화협동조합의 재원은 잘 조달되고 있는지?

“기본 자금이 되는 것은 조합원들의 출자금이다. 최소 출자금액은 100만 원이다. 많이 내는 사람은 1,000만 원까지 내기도 한다. 이 출자금을 바탕으로 현재 영화 소품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영화배우가 소품을 사용함으로써 그 소품은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소품을 구입 가격보다 비싸게 팔 수 있다. 영화사 입장에서는 소품 비용이 안 들어가서 좋고, 우리는 돈을 벌 수 있어서 좋다. 또한 부산의 소품 제작 업체도 고정적으로 일거리를 얻을 수 있다. 일석삼조다. 부산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영화의 숫자는 상당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 앞으로도 다른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 조합의 가장 큰 목표는 영화 관련 일자리 창출과 부산 영화 산업의 발전이다. 이를 위한 기반이 되는 것이 조합의 수익이다.”

 -현재 영화제 주요 행사들은 해운대에서 개최된다. 하지만 협동조합이 주최하는 행사들이 남포동 BIFF광장 일대를 고집하는 이유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출발점은 남포동이다. 하지만 환경적 요소 등 여러 이유 때문에 해운대로 대부분의 영화제 행사가 옮겨갔다. 이로 인해 남포동에 덩그러니 남겨진 이들이나 영화제 기간에 남포동을 꾸준히 찾았던 이들은 이를 섭섭해 하고 있다. 그런 빈자리와 허전한 부분을 메꾸고, 처음 영화제가 시작됐던 기억과 향수를 되살리고 싶은 마음에 남포동 BIFF광장에서 이 행사들을 준비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맞아 부산을 찾는 손님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정말 축복이다. 수많은 영화배우, 감독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부대행사에 참여해 영화가 무엇인지 몸소 느낄 수 있다. 또한 많은 분들이 부산에 와서 영화제를 즐기는 것 자체가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돕는 길이다. 그래서 다른 특별한 것보다는 영화제를 그냥 즐겨주시면 좋겠다. 영화의 바다인 부산에서 좋은 추억을 쌓아가기를 바란다.”

부산영화협동조합이 준비한 2014 영화기록물전시회는 10월 1일부터 12일까지 ‘판타스틱 히어로’라는 제목으로 남포동 에잇세컨즈 건물 지하 1층에서 개최된다. 관객 1,700만 명을 모은 영화 <명량>에 등장한 갑옷, 무기 등의 소품을 포함해 <터미네이터>, <스파이더맨> 등 유명 영화의 캐릭터들도 실물 크기로 전시된다. 영화감독, 영화 관련 학과 교수들이 스토리텔러로 나서 관람자들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BIFF폐막전야 플래시몹은 폐막식 전날인 10월 10일 남포동 BIFF광장에서 열린다. 한국조형예술고, 부산해사고, 동주여고, 남성여고 등 부산 고교생 1,400여 명과 시민들이 참여해 <판타스틱 베이비>, <부산갈매기> 두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 부산 MBC 라디오에서 정해진 시각에 틀어주는 노래가 BIFF광장 주변의 상점에서 흘러나오면, 플래시몹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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