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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경찰청은 "경찰야구단과 축구단 같은 스포츠단을 우선 폐지 대상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경찰청의 공식 공문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떻게든 이 조치를 막겠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서부터 야구계의 병역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야구는 수년간 국민 스포츠로 사랑을 받아왔다. 2012년에는 1981년 프로야구 창설 이후 누적 관객 수가 1억 명이 넘었고, 연간 800만 명의 관객들이 야구장을 찾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 환경이 크게 발전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FA거품, 볼품없는 경기력, 불미스러운 사고 등이 야구팬들에게 실망을 갖게 했다. 그러다 이번 아시안 게임 대표팀 선발과정은 야구팬들이 보기에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여 국위선양을 위한다는 느낌은커녕 병역면제를 위한 수단으로 느끼게 했다. 이러한 아시안게임의 여파는 경찰 야구단 해체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경찰 야구단을 해체하는 것이 정말 옳은 선택일까? 분단국가의 남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짊어져야 할 국방의 의무는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모두 피하고 싶어 한다. 이는 운동선수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수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실전 경기는커녕 공 한 번 던지기 힘든 상황을 겪고 나면 이후 선수로 도전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많은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 끝에 프로의 장벽을 넘어도 병역이라는 새로운 벽을 맞닥트리게 된다. 이런 상황을 완화해주는 작은 혜택이 바로 경찰 야구단이다.
현재 경찰 야구단은 퓨처스 리그에 참가하여 프로야구 2군 선수들과 시즌을 치르고 있다. 즉 경찰 야구단 소속이 된 선수들은 병역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실전 감각을 계속 유지하며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처럼 경찰 야구단을 통해서 선수들에게 병역이라는 부담감을 줄여주는 것은 단순하게 선수들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병역의 부담감에서 벗어나 조금 더 편하게 훈련할 때 야구를 즐기는 야구팬들에게 좋은 플레이로 보답할 수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이미 과거 2004년 프로야구 병역비리 사건을 겪은 적이 있다. 그때 선수들이 명백하게 잘못했지만 우리는 선수들이 느끼는 병역 문제의 무게감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 수 있었다. 단순하게 경찰 야구단 해체로 병역특혜에 성난 국민들에게 환심을 사려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왜 선수들이 비난받을 것을 알면서도 병역면제를 받으려하는지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