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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그랬다.” 이 말은 최근 있었던 일명 ‘신세경, 윤보미 숙소 몰카 사건’의 가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이다. 가해자는 그저 호기심으로 범행을 시도했지만, 그가 저지른 행동은 명백한 범죄 행위다. 그는 왜 자신의 행동이 범죄 행위가 될 것이라 인지하지 못했을까? 어떤 이들은 가해자의 행동이 그저 개인의 잘못된 생각으로 일어난 일탈 행위라고 말한다. 하지만 개인의 일탈로만 바라보기에는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도 많은 몰카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몰카 범죄를 그저 개인의 일탈 행위로만 바라봐야 할까?
지난주에 나는 충격적인 기사 하나를 접했다. 나를 충격에 빠뜨린 기사는 9월 14일 자 한려투데이의 ‘통영 고교생, 여교사 치마 속 촬영, 단톡방 공유 물의’였다. 내 고향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로도 놀랐는데, 알고 보니 내 모교에서 발생한 사건이어서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기사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우등생으로 분류되는 학생을 비롯하여 지극히 평범한 학생들이 장난으로 일으켰다고 한다. 범죄 행위를 그저 장난으로 생각했다는 사실은 가해 학생들의 범죄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몰카와 같은 범죄 행위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범죄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이와 관련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범죄 예방 교육에 여러 문제가 있었다. 먼저 교육은 1년에 1~2회 정도의 횟수로 진행됐는데 이 횟수로 학생들에게 몰카가 범죄라는 인식을 확립시키기는 무리였다. 또한, 강당에 전교생을 모아서 교육을 진행하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져 교육 중 졸거나 잡담을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 횟수를 1년에 1~2회가 아니고 한 학기에 최소 2회 이상으로 늘려 학생들에게 지속해서 범죄 인식을 확립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전교생을 강당에 모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학급마다 강사들이 투입되어 교육을 시행하고, 교육이 끝난 후에는 학생들이 감상문을 작성하여 교육 내용을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면 기존의 방식보다 교육 효율이 상승할 것이다.
몰카 범죄 가해자 중 상당수는 몰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범죄를 저질렀다. 즉, 교육을 통해서 범죄 인식을 강화하는 것으로도 이런 범죄를 일정 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몰카 범죄를 개인의 일탈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학교가 범죄 인식을 강화하는데 소홀히 한 사실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앞으로 여러 기관이 몰카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을 하여 다시는 가해자에게서 “호기심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