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 혐오가 만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작된 혐오 갈등은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왔다. 대학로에서 몰카 편파 수사 집회를 하는 등 집단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몰카 편파 수사 집회는 젠더 간 혐오 문제가 매우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스멀스멀 퍼지던 혐오 문제는 남성과 여성의 분란을 조장하는 현 사회의 큰 이슈다.
대한민국이 혐오로 물들다
혐오라는 개념은 존재했지만 그것이 성별 혐오가 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10년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여성혐오를 시작으로 최근 몇 년 사이에 남성혐오가 퍼졌다.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가 중심이 된 여성 조롱은 다양한 세대의 비판을 받으면서 사그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일베는 여전히 건재하고, '메갈리아'라는 여성 중심 커뮤니티가 생겨나면서 본격적으로 혐오라는 단어가 나타났다. 이들은 일베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미러링(의도적으로 모방하는 행위라는 뜻으로 만든 단어)이라는 행동을 취했고, 이는 새로운 혐오 문제를 불러냈다. 이는 혐오를 반대하기 위해 혐오한다는 것인데, 이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비유하자면, 살인하는 사람이 싫다고, 그를 따라 똑같이 살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이다. 혐오의 사전적 의미는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혐오라는 개념은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와 사회를 분열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남성들의 여성혐오, 즉 혐오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 남성들의 여성 성상품화 및 희화화, 그리고 여성의 낮은 인권문제는 남성중심사회에 언제나 함께였다. 이러한 문제점에 반기를 들고 나타난 개념이 페미니즘이고,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의 권리를 신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페미니즘 운동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의 권리 신장을 주장했고, 여성의 사회 참여가 많아진 현대 사회에서 크게 기여했다. 페미니즘 운동은 현재진행형인 것이다.페미니즘 운동에 문제점이 보이다
페미니즘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도 나타났다. 여성이 집단을 이루고 목소리를 내면서 얻어낸 성과도 있지만 비판을 받는 일도 많아졌다. 집단을 이루어 자신들에게 부정적인 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집단 공격하는 일이 생겼다. 연예인들은 그들의 공격의 주 타겟이 됐다. 유아인을 비롯해 유병재, 기안84, 아이유 등이 그들의 공격에 시달렸다. 단순한 악성댓글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의 발언을 문제 삼는데, 과거 보였던 악성댓글과는 완벽하게 다른 양상을 보인다. 워마드(메갈리아에서 파생된 집단)라는 카페에 특정 사람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면, 그 글을 본 사람들이 우르르 그 특정 사람의 SNS에 몰려가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적인 글을 남긴다. 이런 행동을 '좌표 찍는다'고 말한다. 여성 일반인들도 그들의 타겟이다. 자신들에 반하여 남성 편을 드는 여성을 공격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남성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비판하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공격이 수위와 선을 가리지 않고 넘는다는 것은 크나큰 문제다. 인신공격이나 그들 주변사람들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아 뉴스에서 다룰 정도의 사건이 됐다. '우리는 옳고 너희는 틀리기 때문에 우리가 말하는 대로 이뤄져야한다'는 것은 사이비 종교나 다름없이 보인다. 현재 남성혐오나 페미니즘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세력은 온라인 커뮤니티인 워마드다. 그들은 급진적 페미니스트로 분류되며 거의 무조건적인 남성 혐오와 적대를 드러낸다.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 과격성과 적극성은 그들을 따라올 자들이 없다. 8~90년대의 운동권의 저항운동 같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이 그들을 급진적 페미니스트로 분류하게 한다.대한민국이 분열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매일 총성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페미니즘과 안티 페미니즘, 여성혐오와 남성혐오가 끊임없이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서히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분류로 사회가 분열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다함께 힘을 합쳐 합의점을 찾아도 쉽사리 찾아지지 않을 상황에 서로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물론 그 누가 옳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서로가 다른 주장을 하고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양보와 타협이 없는 갈등은 결국 분열을 부를 뿐이다. 좀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길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다. 남성은 여성의 도구가 아니다. 또한 여성도 남성의 도구가 아니다. 서로는 서로를 존중할 수 있어야한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 속에서 이야기를 통해 타협할 수 있어야한다. 페미니즘 운동은 잘못된 운동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페미니즘 흐름과 남성 혐오, 그리고 여성 혐오 등의 문제가 옳지 않은 것 뿐이다. 변화를 위해서 우리 모두가 나서야 되는 시점이다. 더 늦어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되돌아오기 힘들어 진다. 혐오는 멈춰야한다. 혐오가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생기는 비극을 우리는 역사 속에서 무수히 봐왔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십자군 전쟁이나, 나치의 유대인 학살 등 역사 속에서 혐오가 극단적이게 되면 생기는 비극을 우리는 안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는 그만둬야 한다. 갈등은 갈등을 부르고, 혐오는 혐오를 부를 뿐이다. 같은 국가, 국민이 그저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싸울 이유는 전혀 없다. 한국 사회는 혐오로 가득하다. 온라인상에서 싸우던 것이 점차 커져 뉴스에 등장하는 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누구나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이든 남성이든 서로가 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 혐오를 버리고 서로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본다면, 우리 사회는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제로섬 게임을 할 필요가 없다.저작권자 © CIVICNEWS(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