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 씨 찾기 국민소송단(궁찾사)’의 법률 대리인 이정렬 변호사가 25일 자리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혔다. 이 변호사는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를 '혜경궁 김 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로 지목하고 김 씨를 고발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혜경궁 김 씨 사건을 비롯해서 이재명 지사님과 관련된 일체의 사건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사임계는 26일 오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가 고발대리인에서 물러나는 데 궁찾사 대표와의 갈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변호사가 검찰 조사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번 사건 스모킹건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궁찾사 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는 “검찰 조사를 받은 내용을 트위터에 게시한 후 궁찾사 대표님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며 “제 행위에 대해서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문의를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정에 관한 언급을 하셨는데 아마도 변호사법 제74조에 따른 분쟁조정신청을 하시려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분쟁조정신청을 하시겠다는 뜻은 궁찾사측과 저 사이의 신뢰관계가 깨졌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또 "위임계약은 계약당사자 사이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계약이니 신뢰 관계가 깨졌다고 생각하는 이상 제가 궁찾사를 대리하는 것은 위임계약 본질에 어긋난다"며 "깔끔하게 물러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변호사는 지난 23일 수원지검에서 고발 대리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 6월 혜경궁 김 씨의 계정 소유주로 김혜경을 지목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그는 시민 3245여 명과 함께 김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 조사 이후, 이 변호사는 지난 24일 ‘어제 있었던 혜경궁 김 씨 사건 검찰 조사 전후에 있었던 일에 대해 보고드리겠습니다’라며 A4 용지 4페이지 분량의 글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 변호사는 이를 통해 경찰 조사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이 변호사는 “질문은 고발장에 기재된 내용에 한정됐다”, "검사님께서 계폭(계정폭파)가 무엇인지 그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느꼈다“, ”심지어 멘션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시는 듯했다“ 등의 글을 게시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편파적인 수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가 유출됐다는 점에서 제 판단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다. 능력에 부칠 정도로 많은 일과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몸이 안 좋아졌다. 검찰도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드니 고통이 더 해지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이 지사 측은 이 변호사의 사임에 ’궁찾사‘의 내분을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도 이 변호사의 사임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내분이 일어난 게 아닌가 싶다”며 “만약 기소되면 재판 때 법률대리인의 공방이 있을 텐데, 변호사를 다시 선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