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9시 27분경 쓰나미 발생...피해 규모 눈덩이 불어날 듯 / 신예진 기자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 근처 해변에서 쓰나미가 발생해 최소 168명이 목숨을 잃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쓰나미가 발생한 지역은 휴양지로 유명하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의 수토포푸르워 누그로호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현지시간 22일 밤 쓰나미로 최소 168명이 숨졌고, 부상자는 745명, 실종자는 3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재난 당국은 피해 파악 경과에 따라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쓰나미는 지난 22일 오후 9시 27분경에 순다 해협 주변 해안에서 발생했다. 당시 최고 3m 높이의 쓰나미가 15~20m 내륙까지 밀어닥쳤다. 특히 쓰나미 피해가 집중된 지역은 순다 해협의 판데글랑과 세랑, 람풍 등 남쪽 지역이다. 해당 지역은 휴양지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지만 관광객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그로호 대변인은 “가옥 430채, 호텔 9곳이 심하게 손상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잔해에 깔린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중장비를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재난 당국은 이번 쓰나미가 해저 산사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순다 해협 주변의 작은 화산섬인 아낙 크라카타우는 지난 22일 낮부터 오후 9시까지 네 차례 분화했다.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이번 쓰나미의 경우 특별한 지진 활동이 없는데도 발생했다”며 “지난 9월 28일 술라웨시 섬 팔루 지역을 덮쳤던 대형 쓰나미와 마찬가지로 해저 산사태가 쓰나미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만조로 인한 해수면 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쓰나미로 발생한 한국인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반텐 주 세랑 지역 안예르 해변에 있던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쓰나미에 놀라 안전지대로 피신한 외에 한국인 피해 사례는 접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복수의 언론에 "주인도네시아대사관은 사고 인지 직후 비상대응반을 설치하고, 관계 당국 및 여행사, 지역한인단체 등을 통해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해 지진, 화산분화, 쓰나미 등을 종종 겪어왔다. 지난 9월 28일 보르네오 동쪽 술라웨시섬 팔루에서 진도 7.5의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해 2000명이 넘게 사망한 바 있다.
이처럼 환태평양 조산대서 전 세계의 지진 및 화산 활동의 80%가 발생한다. 태평양을 고리모양으로 두르고 있어 ‘불의 고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뉴질랜드에서 시작해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필리핀, 타이완, 일본, 안데스 산맥과 티에라델푸에고, 남극의 일부가 여기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