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익? 요구르트가 뭐 이래 크노?” 진형주(23, 부산 사하구) 씨는 기존의 작은 요구르트만 보다가 최근 출시된 큰 크기의 요구르트를 보고 놀랐다. 최근 편의점업계에 빅(big) 사이즈 상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싱글족들을 겨냥한 소용량 식품 열풍이 불었지만, 불황 속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푸짐한 양에 알뜰한 가격의 대용량 식품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CU의 ‘빅요구르트’는 출시 두 달만에 CU 판매 1위 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소비자들의 큰 호평도 받고 있다.
시중에 출시된 대용량 식품에는 CU의 빅 요구르트, 빅 초코 우유, 빅 바나나 우유, GS25의 위대한 숯불구이 후랑크, 곱빼기 공화춘, 매일유업의 매일 바이오 플레인, 세븐 일레븐의 중용량 커피 우유 등이 있다.
실제 크기를 비교해 보았을 때 기본 제품과 대용량 제품의 차이가 크다. CU의 빅요구르트는 270ml이고, 빅요구르트의 XXL사이즈는 무려 450ml나 된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한국 요구르트는 65ml로 빅요구르트는 이것의 약 7배정도 크다.
CU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손광익(23, 부산 사하구) 씨에 따르면, 대용량 요구르트가 출시되고 사람들이 많이 신기해하며 매출 또한 많이 늘었다.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요구르트지만 젊은 층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것이다.
대용량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 등의 매출도 오르고 있다. ‘벌크형 식품’은 이러한 창고형 할인매장의 매출 증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벌크형 식품’이란, 큰 규모, 육중한 것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bulk'를 딴 용어로 품질은 정품과 같지만, 제조사에서 정식 포장 없이 대량으로 유통시켜 단가와 이윤을 하락시키고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제품을 말한다. 사료 포대처럼 생겨 소위 일부에선 ‘인간 사료’라고 말한다. 보통 벌크형 제품들은 업소용으로 많이 판매됐으나 최근에는 일반 시민들도 많이 찾고 있다.
코스트코를 자주 이용하는 이옥주(49, 부산 동래구) 씨는 “요새 과자의 양이 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아서 이왕 사는 거 큰 것을 사서 딸들과 먹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한 번 살 때 오래오래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성대 경영학과 박근홍 외래교수는 “많은 양으로 오래 사용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하다는 말은 최고의 마케팅 심리이론이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한 심리상태에 있어 이러한 대용량 식품들이 인기를 많이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은 꼼수 마케팅으로 인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