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협회)가 하금진 전 감독의 성폭행 의혹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 조사팀을 꾸려 경주한수원 여자축구팀의 선수들과 코치를 상대로 면담을 진행한 가운데, 이 과정이 보여 주기 식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협회는 전 하금진 감독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하여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긴급조사팀을 구성했다. 긴급조사팀은 의혹이 제기된 감독의 성추행 관련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경주한수원이 전지훈련 중인 제주도를 방문해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또, 예전에도 동일인에 의한 유사한 피해사례가 있었는지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협회는 밝혔다.
면밀한 조사와는 달리 면담 자체가 수박겉핥기 식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4일, 채널 A의 보도에 따르면, 선수 한 명당 면담시간이 3분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제주의 한 호텔 로비에서 진행된 것.
이에 선수들이 조사방식과 내용, 면담시간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경주한수원 A 여자축구 선수는 “성폭행당한 적 있냐 해서 없다고 그냥 그런 얘기하다가 (면담이 끝났다)”고 말했다. B 선수는 “저는 3분 만에 (면담이) 끝났다”고 채널A를 통해 밝혔다.
소식을 접한 축구팬들은 협회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렸다고 강한 비판을 했다. 한 네티즌은 “누가와도 이런 상황에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선수생활 걸고 해야 하는 거다. 옳지 못한 어른들 땜에 아이들이 상처받고도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 피해자가 피해자라고 말할 수 없도록 만들어놓고 뭘 듣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몇몇 오해가 있다고 시빅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명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30여 명의 선수와 코치진을 면담하는데 전체 4시간 40분 정도가 걸렸다. 3분씩만 진행됐다면 이 정도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호텔로비에서 면담이 이뤄졌다고 했지만, 로비 안쪽에 있는, 외부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독립되어 있는 공간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공식 해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앞서 해명한 내용이 주로 다뤄질 것이다. 이 문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팀에서도 이런저런 어려움을 호소한 상황이다. 저희도 앞으로 다시 어떤 식으로 다가갈지 고민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