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충격....안민석 의원 “성폭행 온상 선수 합숙소 폐지해야” 주장 / 류효훈 기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폭로 이후 다른 스포츠계에서도 미투가 터져 나왔다. 이번에는 유도계다.
전 유도선수 신유용 씨는 ‘한겨레’를 통해 A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수차례 당했다고 폭로했다. 14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신 씨는 미성년자였던 고1 시절 영선고 유도부에서 코치의 숙소 청소를 전담하다 그 해 여름에 성폭행당했다. A 코치는 성폭행 직후 “막 메달을 따기 시작했는데 이거 누군가한테 말하면 너랑 나는 유도계에서 끝이다. 우리 한국 떠야해. 한강 가야해”라고 신 씨를 협박했다는 것.
이후 신 씨는 고1 시절인 2011년부터 고등학교 졸업 뒤인 2015년까지 A코치로부터 4년간 20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저한테는 유도밖에 없었다. ‘나만 조용히 하면 된다’ 그렇게 마음먹었다”고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한겨레에 털어놨다.
한겨레를 통해 폭로한 신 씨는 심석희 선수에게도 고맙다고 밝혔다. 신 씨는 “저는 운동을 그만두고 미투를 했다. 심석희 선수는 현역 최정상급의 스케이트 선수다. 그런데도 용기를 내줘 대단히 감사하다. 심 선수도 어릴 때부터 맞았다고 했다. 운동선수들이 다 그래서 말을 못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A 코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신 씨와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귀었다가 헤어지고 다시 사귀고 그런 관계였다. 명절에 전화도 하고 돌잔치도 놀러오고 그랬다. 이게 (성폭행이었으면) 이게 가능하겠냐”고 말했다.
빙상계에서 유도계로 이어진 체육계 미투에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한 네티즌은 “상식적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제자를 가르치는 스승으로써 가정이 있는 남편으로서 금수만도 못한 짓을 하고 있다. 더 충격적인 건 이런 일들이 체육계에서 비일비재하게 암묵적으로 수수방관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기 내어 사실을 털어 낸 이들에게 응원의 물결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미투로 세상에 밝히기까지 얼마나 고뇌하고 번민했는지 느껴진다.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한 그 용기에 힘찬 응원의 기운을 보낸다. 국민들 한 명 한 명이 모여 전 국민이 응원하기에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운동선수 합숙소 폐지를 주장했다. 안 의원은 “합숙소는 ‘학교 안의 섬’"이라며 “학모들이 돈을 거둬 운영하는 합숙소 운영은 세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은 “학교 안의 섬을 지배하는 코치와 감독은 교장조차도 통제할 수 없는 절대적 권력자다. 이들에게 학생 선수들은 오로지 복종만 있을 뿐 성폭력이나 폭행 등 어떠한 인권유린에도 저항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유도회는 신 씨가 지난해 말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자 이 사건을 인지했다. 대한 유도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감찰 조사 결과가 나온 뒤 해당 코치의 징계 수준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또 다른 유사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당자에 대한 영구제명 및 삭단(유도단 급을 삭제하는 행위) 조치할 것을 19일 개최 예정인 이사회를 통해 안건 상정하여 긴급 선체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