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옛 건물 또는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세칭 ‘인더스트리얼형 카페’가 비위생적이라는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카페가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앞세워 천장과 바닥 등 마감처리를 하지 않은 채로 운영하는 것이 문제다.
최근 트렌드로 떠오르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는 19세기 산업혁명 시대의 분위기를 담아 공장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다. 콘크리트, 벽돌, 드러난 배관을 그대로 노출시켜 짓다만 듯 하게 보이는 외관이 특징이다. 요식업계에서도 유행처럼 번져 젊은 층, 특히 SNS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일부 카페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앞세워 마감처리를 하지 않은 채로 운영하고 있다. 벽에서 시멘트가루가 날리고 곰팡이가 펴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모습에, 소비자들은 ‘“커피에서 시멘트 가루가 씹힐 거 같다”는 등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 대연동 A카페 경우, 카페 천장의 마감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나무판자와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사람들이 오가는 입구 천장에는 못의 뾰족한 부분이 튀어나와 있다. 기존에 상자들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을 들여다보니 콘크리트 바닥과 벽면도 얼룩덜룩하다.
한 카페의 천장에 마감처리가 잘 되지 않아 나무판자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못의 뾰족한 부분도 튀어나와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경민).
카페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상자들을 치우니 콘크리트 바닥과 벽면이 얼룩져있다(사진: 취재기자 최경민).
옛 건물을 개조한 부산 초량동 B카페 경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모서리마다 먼지가 자욱하게 앉아있다. 사람들이 유심히 보지 않는 공간의 안쪽 벽면에는 얼룩과 곰팡이가 벽 틈새를 메우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이 음료와 디저트를 먹는 테이블 옆의 벽은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먼지와 얼룩이 묻어있다.
원자재가 그대로 드러난 벽 밑으로 카페 바닥에 먼지가 자욱하게 쌓여있다(사진: 취재기자 최경민).
사람들이 유심히 보지 않는 카페의 안쪽 벽과 갈라진 벽 틈 사이로 얼룩과 곰팡이가 까맣게 피었다(사진: 취재기자 최경민).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그 위로 얼룩져있는 카페의 벽면(사진: 취재기자 최경민).
대학생 제정은(22, 부산진구)씨는 “인스타그램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인더스트리얼 카페는 흔히 말하는 감성 사진을 찍기에 적합한 것 같다”면서도, “최근 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멘트 가루가 날리고 못이 튀어나와 있는 모습을 보고 건강에도 안 좋고 다칠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걱정했다. 사진이 잘 나오는 인테리어와 연출은 좋지만 그 이전에 먹거리를 다루는 곳인 만큼 위생과 안전도 잘 챙겨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김예진(22, 부산 연제구)씨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에 대해 “미관상으로 봤을 때도 지저분해 보이고 마감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하는 먼지가 내가 먹을 음료나 디저트에 묻어 내 폐 속으로 들어갈 것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일부 카페의 이러한 구조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라고 볼 수 없다.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스타일을 염두에 둔 건물들은 오히려 거푸집도 더 매끈하게 만들고 노출 콘크리트 전용 레미콘을 써서 마감을 훨씬 깨끗하게 하기 때문이다.
부산 부산진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같은 업종을 하는 사람이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위생과 안전 측면의 불만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카페의 위생은 당연히 중요한 부분인 만큼 이런 실태를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