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는 2016년 12월 7일 개봉한 영화다. 영화는 그럭저럭 잘 살아가던 마을에 역대 최고의 강진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에 폭발이 일어나면서 벌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이어간다. 발전소가 폭발하면서 믿고 있던 정부마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는 이야기를 보여줘 원자력 발전소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이 영화는 상기시킨다.
<판도라>는 사람들의 감정이 자세히 드러나는 영화이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력이 중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부족한 연기력이 관객들의 몰입을 깰 수 있다. <판도라>에 나오는 배우들은 모두 연기력이 출중해 영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영화 후반에 재혁이 모두를 위해 모든 문제를 떠안고 스스로를 희생시키는 장면은 감정이 극에 달해 절로 눈물이 흘러나온다. <판도라>라는 제목도 사람들의 마음을 잘 표현해 선정했다. <판도라>라는 제목처럼 사람들은 원자력 발전소 폭발이 언젠가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판도라>의 상자처럼 영원히 안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을 잘 드러냈다.
<판도라>는 배우들의 감정연기가 좋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스토리가 예상 가능하다는 것이다. 평화롭던 일상에 큰 재난이 터지고, 정부는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결국 누군가 희생을 자처하는 뻔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또한 속 시원한 장면이 없어 보는 내내 답답한 스토리가 계속 이어진다. 사이다 같은 장면이 나오길 바라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본다면 흥미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판도라>가 사회에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원자력 발전소 폭발이 상상도 못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그것이 일어났을 때 우리에게 주는 피해가 어마 무시 하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원자력 발전소가 우리 일상에 큰 도움을 주지만 반대로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원자력 발전소가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나는 솔직히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영화를 즐겨 보는 편도 아니었고, 이 영화는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도 아니었다. 스토리를 예상하기 쉬워 흥미 있지 않았다. 그렇지만 원자력 발전소 폭발이라는 것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에 큰 충격을 준 영화였다. 영화에서 마을 사람들이 함께 잘 살던 곳이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며 황폐해지고 쓸쓸한 모습을 비춰주기도 했다. 이를 통해서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깨닫게 됐다. 일부 과학자들은 영화 <판도라>가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을 확대 과장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나는 <판도라>를 보고 나서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생각이 더 확실해졌다. 원자력이라는 에너지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만 동시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해체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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