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 주도한 부동산 정책 설계자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11일 ‘충격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비서실 소속 고위공직자 65명의 아파트·오피스텔 재산 평균이 8억 2000만 원(2017년 1월)에서 11억 4000만 원(2019년 11월)으로 상승했다는 것이었다. 이는 3년 만에 1인당 평균 3억 2000만 원, 40%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평균 3억 2000만 원, 40%!
경실련은 상위 10명의 경우 최근 3년간 1인당 평균 10억 원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10억 원!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자신의 주공아파트가 재건축 사업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지난 2017년 1월 9억 원에서 지난달 19억 4000만 원으로 두 배 올랐다. 김 전 실장은 재임 당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설계자란 평을 들었다.
장하성 전 정책실장(현 주중 한국대사)의 ‘강남’ 잠실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10억 7000만 원 올랐다. 장 전 실장은 “모든 사람이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는 ‘명언’을 남겼는데, 그의 올해 2월 재산 신고액은 총 104억 1000만 원이었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최근 흑석동 상가주택을 매각했다. 당시 25억 7000만 원이었던 이 상가주택은 지난 5일 34억 5000만 원에 매각됐다고 한다. 1년 반 만에 8억 8000만 원이 올랐는데, 세금을 다 내도 4억 원이 넘는 ‘불로소득’을 본다고 한다. 김 전 대변인은 이 ‘불로소득’을 기부하겠다고 하는데, 언제 어디에 어떤 식으로 기부를 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와 함께 그가 월 500만 원의 대출이자를 어떻게 갚아왔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도 있다.
어쨌든 오억, 십억이 뒷집 사는 장삼이사의 아이 이름은 아닐 것이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30개월 중 26개월 동안 집값이 상승했고, 청와대 참모들의 부동산 재산은 폭등했다”며 “소득주도 성장이 아닌 불로소득이 주도하는 성장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소수를 일반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동산정책을 설계하는 '매우 중요한' 사람들이 그냥 ‘소수’에 불과하다는 얘기였다.
■드라마 <추적자>...“그들은 우리와 다를까요?”
연전에 <추적자>란 TV드라마가 있었다. 박근형이 재벌그룹 회장 역, 김성령이 회장 맏딸 역, 김상중이 대선 후보 역, 손현주가 형사 역 등을 맡았다. 최고급 연기와 쫄깃쫄깃한 명대사로 인기를 모았다. 그 중에 이런 장면이 있다.
비리가 드러나 대선에서 패배한 김상중이 TV 앞에 여성 보좌관과 나란히 앉아 상대 후보의 당선사례를 지켜보고 있다. 보좌관이 말했다.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혁명이 일어나 왕이 죽었답니다. 다음날 혁명 지도자가 환호하는 군중들 앞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의 옆에는 죽은 왕의 왕비가 서 있었다고 합니다.”
“왕비는...권력을 말하는 건가?...”
“...저 사람은 우리와 다를까요?”
이 우화는, 사람만 왕에서 혁명 지도자로 바뀌었을 뿐 권력의 오만과 부패는 여전하리라는 걸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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