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를 옷처럼 걸치고, 첼로를 운명처럼 끌어안고, 첼로를 인생처럼 사랑하며, 첼로로 인해 자유를 얻은 그녀’라는 수사의 주인공 ‘나탈리 망세’는 첼로 연주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킨 여인이다.
‘전통과 보수적 이미지가 강한 악기’ 첼로를 알몸으로 연주하는가 하면, ‘첼로로도 록을 연주할 수 있다’는 혁신적 접근을 통해 각기 다른 악기의 특징을 결합함으로써 장르의 구분조차 어려울 만큼 파격을 서슴지 않는다.
비올족의 여러 악기 중 가장 다양한 음색을 지닌 악기가 첼로다. 중후하고 리드미컬한 선율로, 때론 비장미가 넘치며,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현악기 첼로는 이제 나탈리 망세에 의해 ‘남편의 소리’와 ‘남자 시인’의 음향을 넘어 그 강약의 부드러운 품 속에 인디언의 타악기와 힙합 비트는 물론 팝의 전통 노래 구성 양식까지 가미된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의 비답은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듯하다. 긍정적 평가를 하건 부정적 평가를 하건, 누드와 음률의 어울림이 현재로선 '엽기'임에 틀림없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정당성이나 필연성을 얻지 못하고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적으로 유발하는 일탈적 표현이나 행위를 엽기라고 할 때, 나체 첼리스트 나탈리 망세의 알몸 연주만큼 좋은 보기도 드물다.
아무튼, 단순한 호기심 차원을 뛰어넘는 망세의 이런 일탈이 비난이나 야유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은 까닭은, 엽기의 또 다른 일면 즉, 강한 예술적 은유나 풍자 혹은 상징성 때문이다. 이를 우리는 전위예술-행위예술이라 부른다. 그 이름 속에서 움직이는 누드 여체가 관능(官能)을 벗어나 첼로의 음률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면, 이 또한 ‘신이 만든 최고의 걸작, 여체’만이 갖는 미답의 축복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