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은 왜, 방명록 앞에만 서면-문재인·안철수
정치인들은 왜, 방명록 앞에 서면 작아지는(?) 것일까. 정치인들은 간혹, 자주, 방명록에 글을 쓰다가 엉뚱한 오기(誤記)를 하며, 다양한 해석을 낳곤 한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은 20일 정치 복귀 후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글을 쓰다가 맞춤법을 틀렸다. “(...)선열들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이(‘굳건히’의 오기) 지켜내고(...)”라고 적었다. 안 전 의원은 ‘대한민국’도 처음에는 ‘대한민굴’로 잘못 썼다가 나중에 ‘ㄹ’ 위에 ‘ㄱ’을 진하게 겹쳐 적었다.
안 전 의원의 방명록 오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안 전 의원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2년 10월 강원 원주 밝음신협을 방문한 자리에서 방명록에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꿈꿈니다’라고 썼다가 ‘꿈꿉니다’로 수정했다. 안 전 의원은 한 행사에서 “(정치인이 되고 나서) 가장 당혹스러운 것이 가는 곳마다 방명록이 있더라”며 방명록 작성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정치인의 방명록 실수는 뜻밖에도 많다. 문재인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새로운 100년의 첫출발, 확실한 변화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기면서 날짜를 ‘2220년’으로 썼다가 ‘2020년’으로 고쳤다. 또 문 대통령은 2017년 6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 방명록에 서명하면서 ‘대한미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쓰기도 했다.
○안철수·이낙연-정치 대사 앞둔 ‘책의 정치’
‘책의 정치’는 정치인들의 효과적인 정치수단 중 하나다. 왜 책인가. 자신이 살아온 인생 궤적을 소개하며, 정치철학과 국정비전을 화두로 던질 수 있다. 출판기념회나 전국을 돌며 진행하는 북콘서트 등을 통해 대중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창구로도 활용한다.
차기 대선주자들도 새 책을 내며 정치행보에 나서고 있다. 4ㆍ15 총선을 눈앞에 두고 책을 낸다는 것, 이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겠다는 뜻이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은 1년 4개월 만의 해외 체류를 끝내고 귀국하며,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패배 이후 한국을 떠나 유럽과 미국에서 보고 느낀 국가 비전에 관한 철학을 담았다.
안 전 대표는 귀국회견에서 “책을 쓰면서, 위기의 대한민국에서 제가 말을 해야만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신간에서 대한민국 3대 비전으로 제시한 테마는 ▶행복한 국민 ▶공정한 사회 ▶일하는 정치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다음 달 책을 출간한다. 자신을 10년 동안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양재원 전 총리실 민원정책팀장이 ‘정치인 이낙연’의 관찰 기록을 담은 책 『이낙연은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가제)이다.
○황교안·유승민-‘통합열차 행’ 맥주회동 갖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0일 중앙일보 정치언박싱과의 인터뷰에서, 곧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과의 ‘맥주회동’을 예상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저도 원하고 있다. 못 만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선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필요하다면 같이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앞서, 자유한국당은 새로운보수당이 요구한 보수통합 논의를 위한 '양당 협의체' 구성을 사실상 수용했다. 안철수 전 의원과의 개별적 논의 가능성에 대해선 "당연히 안 전 대표측에서 참여한다고 하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최근 한국당-새보수당과의 통합열차가 파열음을 내는 속에서,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의 전격 만남을 통해 꽉 막힌 통합 물꼬를 틀 기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