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모방한 Q-POP 그룹 6개 활동 중
그중 Ninety One의 인기는 단연 '원톱'
소비에트 연방(소련)으로 묶여 있으면서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와 문화적으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러시아 영향은 아직도 강하다.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어는 공용어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러시아 TV 채널을 자주 시청한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러시아 월드컵 당시 개최국으로서 승승장구하던 러시아 팀을 응원했다. 그러나 최근 카자흐스탄 젊은 사람들에게는 러시아 문화를 대체하는 새로운 우상이 생겼다. 바로 한국 문화다.
카자흐스탄의 알마티(Almaty), 누르술탄(옛: 아스타나)의 거리에서는 운동화, 타이트한 청바지, K-POP 그룹의 티셔츠, 그리고 컬러 머리카락을 가진 청소년, 청년들이 많이 돌아 다닌다. 누르술탄에 사는 젊은이 셜판(28) 씨는 “대개 카자흐스탄의 한류 팬들은 이런 복장을 하고 다닌다. 나이도 14세부터 25세 정도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셜판 씨는 K-드라마와 한국 TV 프로그램을 좋아했다. 그래서 셜판은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들어갔다. 방학을 맞아 카자흐스탄에 돌아오면 전보다 훨씬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유행하는 패션 트렌드를 따르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한국 식료품이나 한국 옷을 파는 한국 상점도 과거보다 많이 생겼다.
한국 문화는 원래 카자흐스탄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1930년대부터 극동 지역에서 추방된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 덕분에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김치 등의 한국 요리에 익숙하다. 이런 전통 때문에 카자흐스탄 사람들에게 한류는 더 빠르게 친숙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꾸준히 한국에서 일하거나 공부하기 위해 한국으로 오는 카자흐스탄 인 수가 증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 있는 많은 한국어교육센터는 무료로 한국어, 태권도, 북이나 장구 같은 한국 악기를 가르치며 카자흐스탄 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한국어교육센터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1000명을 넘고 있다.
그 중 한 명인 세심은 23세의 한류 팬이다. 세심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국 드라마에서 시작됐다. 세심은 좋아하는 연예인 포스터와 사진을 수집해서 방에 붙여 놓았고, 한국 드라마를 넘어 한국 지리, 역사, 문화로 관심을 넓혀갔다. 세심은 대학을 졸업한 후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세심은 “부모님은 한국어보다 영어가 장래에 더 유망하다고 믿었다. 다른 친척들은 나에게 왜 한국어를 배우려 하는지 물었다. 나는 ‘한국인과 결혼하고 싶어서 배운다’고 웃으면서 답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K-POP에 영향을 받은 카자흐스탄 식 대중음악이 등장했다. 이를 Q-POP, 또는 Qazaq POP이라고 한다.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인기 있는 Q-POP 그룹은 ‘Ninety One’이다. 모든 카자흐스탄 소녀들이 Ninety One 음악을 듣고 옷을 흉내 낸다”고 세심 씨가 웃으며 덧붙었다.
5인 청소년 Q-POP 그룹 Ninety One은 K-POP의 영향을 받았다. 언 듯 보면 복장이나 노래가 K-POP과 혼동될 정도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최근 2년 동안 Ninety One을 따라 가면서 Q-POP을 발전시키고 있는 그룹이 6개나 생겼고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계속될 추세다. 카자흐스탄 한국 유학생 이라이(23) 씨는 "K-POP을 따라서 Q-POP이 생겼기 때문에, K-POP 인기가 카자흐스탄에서 올라가면 Q-POP 인기도 따라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