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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드라이브 스루’ 의 색다른 변신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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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드라이브 스루’ 의 색다른 변신은 계속된다
  • 취재기자 박지혜
  • 승인 2020.05.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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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햄버거 외 드라이브 스루 방식 도입한 ‘교회 행사’, ‘횟집’, ‘신학기 교과서 배부’
세계 곳곳 ‘결혼식’, ‘장례식’에도 드라이브 스루...‘언택트 문화’ 확산따라 계속 진화 예상
사람들은 커피, 햄버거 등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해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서비스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를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이용한다. 드라이브 스루는 순화어로 ‘승차 구매(점)’이라고 하며, 운전하고 있는 상태로(drive) 서비스를 받고 그대로 쓱 지나간다(through)는 의미다. 주차장 입구처럼 되어 있는 입구를 차로 통과하면 창가 건너편에서 직원이 마이크를 통해 주문을 받고, 물건을 건네는 식으로 드라이브 스루는 운영되고 있다.
한 커피전문점의 ‘드라이브 스루’ 입구. ‘드라이브 스루’는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커피를 주문하면 창가에 있는 직원이 건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사진: 취재기자 박지혜).
한 커피전문점의 ‘드라이브 스루’ 입구. ‘드라이브 스루’는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커피를 주문하면 창가에 있는 직원이 건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사진: 취재기자 박지혜).
최근에는 일상 곳곳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경북 김천에 있는 은혜 드림교회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 2월 23일부터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기 시작했다. 은혜 드림교회 목사에 따르면, 부활절에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린 다음, ‘드라이브 스루’로 주의 만찬을 진행했다고 한다. 총 3개의 스테이션에 따라 삶은 달걀을 받고, 목사의 기도와 성찬식을 진행한 뒤, 음악 목사의 안내에 따라 15일간의 복음서 통독 기록과 노트를 정리했다. 목회자들은 수시로 손을 닦고 마스크는 벗지 않으면서 철저한 방역 수칙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이브 스루’ 예배를 실시한 경북 김천의 은혜드림교회.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4월 12일 부활절 날 오전에는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린 다음, 오후부터 교회 앞마당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달걀을 받고, 목사의 기도와 성찬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은혜드림교회 제공).
‘드라이브 스루’ 예배를 실시한 경북 김천의 은혜드림교회.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4월 12일 부활절 날 오전에는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린 다음, 오후부터 교회 앞마당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달걀을 받고, 목사의 기도와 성찬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은혜드림교회 제공).
경북 포항시는 ‘드라이브 스루 횟집’을 등장시켜 사람들의 이목과 관심을 끌었다. 싱싱한 제철 횟감을 먹고 싶은 관광객들을 위해, 지난달 14일 포항시 남구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서는 식당보다 저렴하게 회를 판매했다. 주문과 동시에 수족관에 있는 강도다리를 썰어 포장용기에 담아 주문자에게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회 드라이브 스루’는 이날 포항시가 준비한 약 3000마리의 강도다리회가 약 3시간 만에 완판됐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었다.
경북 포항시는 지난달 14일 남구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서 음식 구매부터 결제까지 차에서 모든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횟집’을 도입해 주문자가 원하는 회를 주문받아 나눠주고 있다(사진: 포항시청 제공).
경북 포항시는 지난달 14일 남구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서 음식 구매부터 결제까지 차에서 모든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횟집’을 도입해 주문자가 원하는 회를 주문받아 나눠주고 있다(사진: 포항시청 제공).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의 온라인 가정학습을 돕고자 교과서를 미리 배부하는 ‘신학기 교과서 배부’도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했다. 보통 신학기가 되면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직접 교과서를 나눠주는데,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해 학부모가 차를 탄 채 창문을 내리고 학년, 반, 이름을 말하면 교사들이 예약 명단을 확인해 미리 챙겨놓은 교과서 꾸러미를 건네준다. 또한, 집이 멀거나 학교에 방문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우편이나 셔틀버스로 집 앞까지 직접 배달해주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종교, 스포츠, 문화 활동을 포함한 단체 활동이나 모임을 전국적으로 금지했다.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해 결혼식도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한 것. 신랑·신부는 길가에 의자를 두고 앉아 있다가 차량에 탄 하객이 다가오면 가슴에 손을 얹어 인사를 나누고, 하객은 차에 탄 채로 축의함에 봉투를 넣고, 신랑·신부가 포장된 음식 꾸러미를 차 안으로 건네는 방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결혼식을 치르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한 신랑·신부가 무대에 앉아 있다가 하객이 차를 타고 오자 창문 너머로 덕담을 주고받고 있다(사진: 웨딩플래너 업체 Dinas Bridal 페이스북 제공).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결혼식을 치르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한 신랑·신부가 무대에 앉아 있다가 하객이 차를 타고 오자 창문 너머로 덕담을 주고받고 있다(사진: 웨딩플래너 업체 Dinas Bridal 페이스북 제공).
확진자, 사망자가 급증하는 스페인에서는 장례식 드라이브 스루가 등장했다. 장례식조차 제대로 치를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인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공동묘지에서는 15분마다 검은색 운구차가 들어와 입구에 도착하면, 가톨릭 사제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건물 밖으로 나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 그리고 운전자가 트렁크를 열고 관을 꺼내면 사제가 고인을 위해 기도하고, 장례 절차는 불과 5분 만에 끝나게 된다. ‘드라이브 스루’는 코로나로 바뀐 일상생활 속 풍경으로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방향으로 확대될 것이다. 코로나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자동차를 탄 채로 쇼핑하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가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 차량 안에서 제품을 받아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구매자에게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드라이브 스루는 점차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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