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체험, 한류 스타 팬 활동비, 게임 아이템 비용 등...대학생 방학 알바 이유도 가지가지
취재기자 김태희
승인 2020.07.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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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실속파 대학생, 진로 연계 직장 체험형 알바 수행
게임 비용, 한류 스타 팬 활동 비용 마련 위한 취미경비용 알바생도 많아
학부모들, "생산적인 자기 계발에 시간 활용하는 게 바람직"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어렵게 1학기를 보낸 대학생들이 서서히 시험과 과제를 끝으로 방학을 맞고 있다. 코로나로 잠시 뜸했던 대학생들의 알바 찾기 전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최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 24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7.9%가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아르바이트 구직 난도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83.3%가 매우 어렵거나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대학생들이 방학 중 이토록 치열하게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생들은 용돈벌이라는 기본적인 알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알바를 찾고 있다.
먼저, 자신의 진로나 꿈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수단으로 알바를 하는 학생들이 있다. 조리사를 꿈꾸는 외식조리 전공 최정은(21) 씨는 주방 아르바이트를 통해 주방의 시스템을 미리 경험해보면서 미래 직장생활에 대한 팁을 얻기 위해 알바를 하고 있다. 최 씨는 “알바와 학교는 배우는 것이 매우 다르다. 학교는 이론을 위주로 가르친다면, 아르바이트에서는 실질적인 직업과 직장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오늘날 K-POP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만큼, 한류스타의 팬클럽 활동에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알바를 하는 학생들도 있다. 송지윤(21, 부산시 사하구) 씨는 요새는 코로나로 아이돌 그룹의 오프라인 콘서트가 뜸하지만 언젠가는 열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고 있다. 송 씨는 “콘서트 값이 생각보다 정말 비싸다. 어떨 때는 한 달에 100만 원씩 빠져나가기도 해서 아르바이트는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하는 게임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알바를 하는 학생들도 있다. 최은빈(21, 부산시 사하구) 씨는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가 최근 ‘스팀’ 게임에 빠졌고, 게임 내 유료 시스템을 결제하기 위해 알바를 하기 시작했다. 최 씨는 “게임에 드는 돈이 만만치 않아서 알바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한편, 딱히 뚜렷한 동기 없이 남들이 하니까 덩달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대학생들도 많다. 대학생 김 모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시간적 여유가 많아지면서 알바를 시작하게 됐고, 이게 자연스럽게 1학기를 거쳐 여름방학까지 이어지게 됐다. 김 씨는 “주변에서 친구들이 알바를 많이 하니까 왠지 그게 대학생들의 필수 코스처럼 느껴져서 알바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모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대학생들이 시간적 여유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등록금이나 용돈 등을 반드시 벌 처지가 아니라면, 아르바이트 대신 자기 계발 등 다른 일에 시간을 쏟는 게 현명하다는 것. 학부모 김두환(55, 부산시 사하구) 씨는 "대학생들이 별 이유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에 시간을 뺏기지 말고, 좀 더 의미 있는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