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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송도엔 해수욕장도 있고, 케이블카도 타고, 타임캡슐 넣는 ‘모멘토 캡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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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송도엔 해수욕장도 있고, 케이블카도 타고, 타임캡슐 넣는 ‘모멘토 캡슐’도 있다
  • 울산시 중구 성민주
  • 승인 2020.11.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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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들 사연 타임캡슐에 담아 2년 보관해 준다
2년 후 사랑 확인하고 싶은 연인들로 연중 성황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그녀(전지현)와 견우(차태현)가 타임캡슐을 묻는 장면이다(사진: 영화 엽기적인 그녀).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그녀(전지현)와 견우(차태현)가 타임캡슐을 묻는 장면이다(사진: 영화 엽기적인 그녀).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보면, 연인이었던 그녀(전지현)와 견우(차태현)가 타임캡슐에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각각 넣고 2년이 지나고 다시 열어볼 것을 기약하며 소나무 밑에 묻는 장면이 있다. 그들은 2년 후 타임캡슐 안의 편지를 꺼내 읽으면서 추억에 젖는다. 우리는 하루와 하루, 순간과 순간을 기억하는 존재다. 타임캡슐은 땅속에 추억을 묻어 그 순간의 기억이 왜곡되지 않게 저장해 준다. 하지만 땅속이 아닌 지상에 넣어 두는 현대식 타임캡슐이 등장했다. 개인의 기억을 각자의 타임 캡슐에 담아 넣어 두는 조형물 부산 송도에 있다. 그 조형물의 이름이 ‘모멘트 캡슐’이다.

부산시 서구 암남동 767에 위치한 빨간 원의 송도 스카이파크는 부산역을 기준으로 약 4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송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스카이파크로 가면 모멘트 캡슐이라는 타임캡슐 넣어두는 박스 조형물이 있다(사진: 네이버 지도).
부산시 서구 암남동 767에 위치한 빨간 원의 송도 스카이파크는 부산역을 기준으로 약 4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송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스카이파크로 가면 모멘트 캡슐이라는 타임캡슐 넣어두는 박스 조형물이 있다(사진: 네이버 지도).
부산 송도 해상케이블카 스카이하파크 전망대에 가면 타임캡슐을 넣어두는 ‘모멘트 캡슐’이란 조형물이 있다. 모멘트 캡슐은 사진처럼 타임캡슐을 넣어두는 박스을 쌓아 둔 탑처럼 생겼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부산 송도 해상케이블카 스카이하파크 전망대에 가면 타임캡슐을 넣어두는 ‘모멘트 캡슐’이란 조형물이 있다. 모멘트 캡슐은 사진처럼 타임캡슐을 넣어두는 박스을 쌓아 둔 탑처럼 생겼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모멘트 캡슐은 부산 송도 스카이파크 3층 전망대에 위치해 있는 타임캡슐을 넣어 두는 박스들이 쌓여 있는 탑 같은 조형물이다(사진 참조). 관람객들이 직접 조형물 안의 칸막이 박스에 타임캡슐을 넣는다. 사람들은 타임캡슐에 소중한 물건이나 편지를 담아 이 박스 속에 넣으면 그 박스들이 모인 모멘트 캡슐에 보관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관람객의 참여에 의해 모멘트 캡슐 박스 안에 투입된 타임캡슐이 가득 차게 된다. 많은 이들로 다녀간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 모멘트 캡슐 조형물에는 담긴 타임캡슐만 벌써 수십만 개다. 채소연(21, 대구시 북구) 씨는 “타임캡슐을 땅속에 묻지 않고 지상의 박스에 넣는 방식이어서 더 새로운 것 같다. 타임캡슐 박스 조형물이 큰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작았다”고 말했다.

송도 해상케이블카. 부산 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30번이나 26번 버스를 타고 송도 해수욕장에 내린 사람들은 이 케이블카를 타고 송도 스카이파크로 가야 모멘트 캡슐을 만나게 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송도 해상케이블카. 부산 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30번이나 26번 버스를 타고 송도 해수욕장에 내린 사람들은 이 케이블카를 타고 송도 스카이파크로 가야 모멘트 캡슐을 만나게 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모멘트 캡슐에 타임캡슐을 넣기 위해 스카이파크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송도해수욕장에 도착해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스카이파크로 가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직접 스카이파크로 가는 방법이 있다. 케이블카를 타게 되면 성인 기준 왕복 1만 5000원(바닥이 유리로 된 ‘크리스털 쿠르즈’ 케이블카는 왕복 2만 원)의 탑승료가 든다.

먼저 송도해수욕장-케이블카-스카이파크로 가는 길은, 부산역을 기준으로 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 내려 30번이나 26번 버스를 타고 송도 해수욕장에서 하차 후 송도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송도 스카이파크로 가면 된다.

직접 부산역에서 스카이파크로 가는 방법은 부산역-자갈치 지하철역 하차 후 71번이나 7번 버스를 타고 암남공원에서 내려서 길을 따라 송도 스카이파크 3층 전망대로 올라가면 된다.

차를 가져온 사람들은 송도 해상케이블카 너른 공영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케이블카를 타고 스카이파크로 넘어가면 된다.

케이블카를 타고 스카이파크에 도착하면 1층 매표소에서 타임캡슐을 사야한다. 타임캡슐 구성품에는 볼펜과 메모지가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케이블카를 타고 스카이파크에 도착하면 1층 매표소에서 타임캡슐을 사야한다. 타임캡슐 구성품에는 볼펜과 메모지가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스카이파크에 도착하면 1층 매표소에서 먼저 타임캡슐을 구매해야 한다. 타임캡슐은 8800원이며 그 안에는 볼펜과 메모지가 있다. 타임캡슐을 구매한 성민정(22, 울산시 중구) 씨는 “생각보다 타임캡슐이 작고 안에 구성품도 작은 메모지, 볼펜이 끝이다. 그래서 비싸다고 느껴져서 사고 나서 조금 허무했다”고 말했다.

타임캡슐 안의 메모를 작성하는 장소에서 한 연인이 정성들여 메모를 작성하고 있다. 2년 후에도 그들의 사랑이 변치말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타임캡슐 안의 메모를 작성하는 장소에서 한 연인이 정성들여 메모를 작성하고 있다. 2년 후에도 그들의 사랑이 변치말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타임캡슐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모멘트 박스에 적힌 숫자가 있다. 원하는 좌표값에 어디에든 넣을 수 있지만, 박스가 가득 찬 곳은 막혀 있어 구멍이 열려있는 곳에만 넣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타임캡슐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모멘트 박스에 적힌 숫자가 있다. 원하는 좌표값에 어디에든 넣을 수 있지만, 박스가 가득 찬 곳은 막혀 있어 구멍이 열려있는 곳에만 넣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타임캡슐을 사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스카이파크 3층 전망대로 올라오면, 엘리베이터 바로 옆에 타임캡슐에 넣을 메모를 작성할 수 있는 장소가 보인다. 이 장소에서 직접 편지를 작성하고 타임캡슐 안에 넣어서 모멘트 박스에 넣으면 된다. 이때 +07, 06과 같은 숫자(사진참조)를 잘 기억해야 한다. 이 숫자의 의미는 6층 7번째 박스라는 식으로 각 모멘트 박스의 위치를 나타내 준다.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박스의 사진과 자신들의 타임캡슐에 적혀 있는 일련번호를 사진으로 찍어 두는 게 좋다. 나중에 그 사진을 직원에 보여주면 아주 쉽게 자신의 타임캡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모멘트 박스 전부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꽉 채워진 박스에는 타임캡슐을 넣을 수 없도록 막혀 있어, 공간 여유가 있는 박스에만 넣을 수 있다.

모멘트 캡슐을 찾아가는 방법이 3층 전망대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모멘트 캡슐을 찾아가는 방법이 3층 전망대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이 타임캡슐을 보관해 주는 기간은 2년으로 2년이 지나기 전에 본인이 찾아가야 한다. 캡슐을 찾기 위해선, 1층 매표소나 건물 내에 있는 직원에게 타임캡슐을 찾으러 왔다고 요청하면 된다. 자신이 넣은 모멘트 박스의 번호를 말하든지 아니면 당시에 찍어 두었던 박스 번호와 타임캡슐 일련번호를 보여주면 직원이 박스에서 직접 바로 꺼내준다. 캡슐을 찾으러 온 방문객 신민경(25, 경남 창원시) 씨는 “남자친구랑 같이 캡슐을 다시 찾으러 왔다. 그런데 빗물이 닿아 타임캡슐이 많이 녹슬었다. 세월의 흔적인 것 같아 신기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2년이 지나면 많은 캡슐을 따로 보관할 수가 없어 캡슐에 적힌 날짜를 확인한 후 폐기 조치한다고 한다. 관계자는 “개별 캡슐을 2년이 지나는 그날그날 폐기 조치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일을 정해서 그 날짜를 기준으로 2년이 지난 것들을 폐기한다. 그래서 작성자들이 제때 찾아와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모멘트 캡슐은 연인들의 이색 데이트 장소로도 떠오르고 있어, 멀리서도 찾아오는 방문객이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에서 입소문을 타서 연인들에게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송준범(22, 서울시 노원구) 씨는 “입대하기 전에 추억 쌓으려고 알아 보다가 모멘트 캡슐을 보고 멀리서 찾아오게 됐다. 의미 있는 추억을 남기는 장소인 것 같다”고 말했다.

3층 전망대에는 모멘트 캡슐 외에도 다양한 조형물이 있다. 왼쪽 사진은 ‘메시지 보틀’조형물이고 오른쪽은 어린왕자에 나오는 소행성인데 한 달에 두 번 회전한다(사진:취재기사 성민주).
3층 전망대에는 모멘트 캡슐 외에도 다양한 조형물이 있다. 왼쪽 사진은 ‘메시지 보틀’조형물이고 오른쪽은 어린왕자에 나오는 소행성인데 한 달에 두 번 회전한다(사진:취재기사 성민주).
3층 전망대에는 어린왕자 테마파크가 있어서 관광객이 멋진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3층 전망대에는 어린왕자 테마파크가 있어서 관광객이 멋진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모멘트 캡슐이 있는 3층 전망대에는 모멘트 캡슐 외에도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모멘트 캡슐 바로 옆에는 ‘메시지 보틀’이라고 소원을 적은 메시지를 넣을 수 있는 커다란 병처럼 생긴 조형물이 있다. 보틀 안에 소원을 적어 한 번 넣으면 다시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소망을 빌고 싶은 많은 이들이 메시지를 적어 채워 넣어서 메시지 보틀 안에는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또한 생떼 쥐 베리의 <어린 왕자>를 테마로 한 다양한 조형물들도 있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모두 이곳에서 하나하나 만나 볼 수 있어, 사진 한 컷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전망대 한 층 아래에 위치해 있는 갤러리 입구와 입구에서 체험해 볼 수 있는 아이언맨 헬멧 사진. 입장료는 만 4세~ 초등학생까지 소인은 1000원, 중학생 이상 대인은 2000원이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전망대 한 층 아래에 위치해 있는 갤러리 입구와 입구에서 체험해 볼 수 있는 아이언맨 헬멧 사진. 입장료는 만 4세~ 초등학생까지 소인은 1000원, 중학생 이상 대인은 2000원이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갤러리 내부에는 다양한 피규어로 가득하다. 갤러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갤러리 내부에는 다양한 피규어로 가득하다. 갤러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한편, 모멘트 캡슐을 구경하고 전망대에서 한 층 내려가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FATD(파티드) 갤러리가 있다. 파티드 갤러리는 다양한 피규어 전시장으로, 장난감의 영역을 넘어서 실용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갤러리다. 전 세계적으로 역대급 흥행을 자랑하는 <어벤져스>, <트랜스포머>와 <배트맨> 시리즈, <터미네이터> 등 세계적인 캐릭터와 <태권V>, <도라에몽> 등 국내 대표 추억의 TV 속 캐릭터도 만나볼 수 있다. 해당 갤러리 운영자는 “관광객들은 전망대에 있는 모멘트 캡슐만 보러 많이 간다. 지금 갤러리 운영 기간 없이 전시를 계속할 예정이라 2층 갤러리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광객 박준호(24, 부산시 남구) 씨는 “여자친구랑 모멘트 캡슐이 있다고 해서 알아보고 왔는데, 모멘트 캡슐을 잊을 정도로 광장에서부터 이어지는 포토존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순희(66, 부산시 사하구) 씨도 “근처에 살아서 종종 산책하러 공원에 놀러 오는데, 케이블카도 탈 수 있고 볼거리가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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