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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로 음식배달하는 신통 서빙로봇 ‘딜리’ 등장...개발자는 ‘배달의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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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로 음식배달하는 신통 서빙로봇 ‘딜리’ 등장...개발자는 ‘배달의 민족’
  • 취재기자 신유리
  • 승인 2020.11.07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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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소는 인건비 줄이고, 종업원은 집으로...
작동원리는 로봇청소기와 유사...센서로 장애물 피하며 이동
손님들, 비대면 주문 배달로 안심 식사하고 보는 재미도 쏠쏠
울산 성남동 ‘봉대박 스파게티’ 음식점에서 활약 중인 서빙로봇. 로봇청소기 원리로 테이블 등 장애물을 요리조리 신기하게 피해 다니며 손님에게 음식을 배달한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울산 성남동 ‘봉대박 스파게티’ 음식점에서 활약 중인 서빙로봇. 로봇청소기 원리로 테이블 등 장애물을 요리조리 신기하게 피해 다니며 손님에게 음식을 배달한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점심시간, 울산 성남동에 있는 한 스파게티 전문점 ‘봉대박 스파게티’에서는 “주문할게요”라고 외치는 손님과 음식을 나르는 종업원의 모습은 한 번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주문은 오직 테이블 위에 하나씩 놓인 전자메뉴판을 통해 받아졌고, 잠시 뒤 종업원이 아닌 서빙 로봇 ‘딜리플레이트(딜리)’가 쟁반에 놓인 음식을 나른다. 식당을 찾은 한 주부(37)는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 데리고 음식점 오기가 조심스러웠는데 이렇게 로봇으로 서빙하니까 그나마 안심하고 먹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점점 더 많은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봉대박 스파게티는 직원이 3명에서 1명으로 줄고 나머지 일들을 두 대의 서빙 로봇이 하고 있다. 마치 공상과학영화를 보는 듯한 이 광경에 대학생 손님(21)은 “머지않아 영화에서만 보던 미래도시에 가까워질 것 같아서 신기하다”고 전했다. 작년 11월부터 서빙 로봇 시스템을 도입한 봉대박 스파게티는 인건비 절약 효과와 동시에 이벤트성 효과도 보고 있다. 대여료가 한 달에 90만 원으로 직원 여러 명을 쓰는 것보다 돈이 훨씬 적게 든다. 또 서빙 로봇에 대한 호기심으로 손님들의 발걸음이 잦아드는 홍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 가게 사장은 사람들이 비대면으로 종업을 대면하지 않아서 안심하고 가게를 방문할 수 있는 것에서 아주 만족한다고 전했다. 서빙 로봇 딜리플레이트는 음식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로봇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서빙 로봇 렌탈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렌탈 비용은 1년 계약 시 월 120만 원, 2년 계약 시 월 90만 원, 3년 계약 시는 월 60만 원이다.
서빙로봇 딜리는 음식을 가져다 지정된 테이블로 배달해 준다. 손님은 음식을 들어다 테이블에 옮기고 딜리 하면의 확인 버튼을 누르면 딜리는 제자리로 돌아간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서빙로봇 딜리는 음식을 가져다 지정된 테이블로 배달해 준다. 손님은 음식을 들어다 테이블에 옮기고 딜리 하면의 확인 버튼을 누르면 딜리는 제자리로 돌아간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서빙 로봇 작동법은 로봇청소기와 비슷한 원리다. 천장과 로봇 아래에 센서를 달고 두 센서가 서로 통신해서 배달 위치와 장애물을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종업원이 테이블 번호만 딜리에 입력하면 딜리가 최단 경로를 통해 주문된 요리를 지정된 테이블로 나른다. 사전에 저장된 식당 지도와 라이다(LiDAR) 센서·3D 카메라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딜리는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한다. 딜리가 도착하면 쟁반 위에 올려진 음식을 직접 손님이 테이블로 내려놓고 화면에 뜨는 확인 버튼을 눌러주면 딜리가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로봇이 우리 삶에 자리하게 된 것이 그렇게 이색적인 일이 아니다. 이미 다수의 요양원에서는 고령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보호사들의 인력지원을 위한 돌봄 로봇 ‘효돌이’, ‘효순이’를 도입했고, 말차 전문점 ‘슈퍼말차’ 성수점에서는 직접 말차를 만들어주는 ‘카페맨’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서빙로봇의 등장을 모두가 반가워하지만은 않는다. 한 대학생(23)은 지난 9월 일하던 가게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하게 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그는 "(도입된 기계 때문에 쫓겨나서) 이제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게 쉽지도 않고 언제 잘릴지도 몰라서 너무 불안하고 착잡하다"며 심정을 밝혔다.
18세기 기계반대 운동인 러다이트를 묘사한 일러스트. 노동자들은 기계 때문에 해고되는 상황에 본노해서 기계를 부셔버리는 데모를 일으켰다(사진: tamingtheaibeast.org 제공, 위키미디어 무료 이미지).
18세기 기계반대 운동인 러다이트를 묘사한 일러스트. 노동자들은 기계 때문에 해고되는 상황에 본노해서 기계를 부셔버리는 데모를 일으켰다(사진: tamingtheaibeast.org 제공, 위키미디어 무료 이미지).
서비스직에 자연스레 자리 잡아가는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모습이 19세기 영국에서 일어났던 러다이트 운동과 상당히 유사하다. 기계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어버린 노동자들은 "기계로 인해 계속 고통을 받을 바에야 차라리 부숴버리겠다”며 공장이 가동되지 않는 밤이 되면 몰래 망치로 기계를 고장 내거나 공장을 불태웠다.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 속에서 이들의 불만이 결국 폭력으로 터져 나오게 된 것이다. 당시 영국 내각이 군대를 동원해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주동자들을 모두 처형하는 등의 강경 대응으로 러다이트 운동은 수그러들게 됐지만, 노동자들의 불안감과 불만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일 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경성대 메카트로닉스 공학과 안진우 교수는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의 욕구와 이에 따른 기술 발전으로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기계 발달에 따라 노동환경이 변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일자리가 줄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자리가 고도화되고 전문화됐다고 봐아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4차산업 혁명에 따라서 자동화는 더욱 가속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새로운 생활방식과 사회 시스템에 적응해서 부가가치가 높은 일에 참여하고, 더 나은 문화생활을 영위해서 행복을 추구하도록 각자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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