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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지만 가볍지 않은 질환 ‘비염’... 두통, 코피, 수면 장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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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지만 가볍지 않은 질환 ‘비염’... 두통, 코피, 수면 장애까지
  • 취재기자 김아란
  • 승인 2023.04.09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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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코 막히고 콧물만 나는 병 아니다
악회되면 축농증... 수술하면 일정 효과 있어
지난 20일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꽃구경을 나가는 와중에도,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만성적으로 기침이 나고 코가 막히는 비염 환자들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사로부터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받은 비율은 18.7%이다. 10명 중 2명 꼴로 비염을 앓아본 적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교적 흔한 질환이기에 가볍게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비염 환자들이 실제 겪고 있는 불편함을 들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의사로부터 알레르기 비염 진단을 받은 비율을 조사한 결과이다(도표: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관리청이 최근 의사로부터 알레르기 비염 진단을 받은 비율을 조사한 결과이다(도표: 질병관리청 제공).

단순히 코 막히고 콧물만 나는 병?

비염하면 생각나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콧물과 코 막힘, 기침, 재채기이다. 원인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만성 비염 환자들은 증상의 심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문제는 언뜻 보기에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이 증상이 심해질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만성 비염을 앓고 있던 진서연(23, 부산시 사하구) 씨는 비염이 악화돼 축농증(부비동염)까지 진행된 케이스다. 그녀는 축농증으로 인해 만성 두통과 간간히 나타나는 안면 통증까지 겪고 있다. 부비동에 계속 차오른 농이 염증 반응을 일으켜서 통증을 발생시킨 것. 진 씨는 “코 자체가 약해지다 보니 코피도 자주 난다. 꾸준히 약물 치료를 받는중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비염 환자인 김은지(23, 서울시 서대문구) 씨는 코 막힘을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았다. 김 씨는 “양 쪽 코가 다 막히다보니 밤에 잘 때가 제일 힘들다”며 “코 막힘으로 인해 코고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도 하는데, 같이 생활하는 룸메이트가 불편해 할 때도 많다”고 말했다. 이들에 비해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대학생 박 모씨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황사, 미세먼지, 꽃가루 알레르기 등 항원(원인 물질)이 난발하는 봄에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한다. 박 씨는 “지하철에서 기침을 하면 괜히 눈치가 보인다. 결국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니게 되는데, 콧물이 흐르거나 습기가 차면 처치 곤란”이라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수술은 최후의 보루, 원인에 따라 수술 여부도 달라져

그러나 많은 이들이 수술을 선택하지 않은 공통적인 이유는 ‘재발 가능성’ 때문이었다. 비염의 경우 약물 치료가 우선적인데 이 약물 치료가 통하지 않거나 비중격만곡증이 동반됐을 때 수술을 권한다. 비중격만곡증이란 콧속 비강을 좌우로 나누는 얇은 판 모양의 뼈(비중격)가 휘어 한쪽 비강이 좁아진 것을 말한다. 비중격만곡증은 뼈의 구조적 이상이기 때문에 약물로는 치료되지 않아 수술을 필요로 한다. 앞서 비염과 축농증을 모두 앓고 있던 진서연씨 또한 수술은 선택하지 않았다. 진 씨는 “코피가 너무 자주 나서 혈관을 지지는 치료는 받아보았으나 수술은 하지 않았다”며 “내 경우 비염 수술은 최후의 보루라고 의사 선생님도 권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약 2개월 전 비염 수술을 한 김민지(23, 부산시 동래구) 씨는 코 막힘으로 인한 수면 장애 때문에 수술을 결정했다. 그녀는 “잠을 제대로 못 자니 면역력이 약해져서 결국 수술을 하기로 했다. 재발하지 않도록 평소 방의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 씨는 “비염 수술도 실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던데, 보험마다 다르지만 수술을 고민 중이라면 가입해있는 보험회사에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비염은 수술로 눈에 띄는 증상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재발해도 대부분 경증이다”라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미세먼지와 담배 연기 등 코에 자극적 요인은 최대한 차단해야 하며, 겨울철 과도한 난방을 피하고 적정 실내 온도(20~24℃)와 습도(50~60%)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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