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눈 스프레이로 갖가지 모양 만들어 불 붙이는 챌린지 유행
군중심리로 방치했다간 화재 등 큰 위험... 소년범죄로 처벌될 수도
“재밌어서요.”, “반 애들이 하니까요.”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이른바 ‘불 하트 챌린지’에 대한 반응이다. 불 하트 챌린지란 인공 눈 스프레이를 바닥, 벽, 계단 등에 사람 이름이나 하트 모양으로 뿌린 후 그 위에 불을 붙이는 놀이다. 10대들은 이 행위를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공유한다. 관련 영상 조회수는 많을 경우 수십만 회에 이른다.
중학생 하모(15, 부산시 동래구) 군은 시빅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불 하트 챌린지는 요새 애들 사이에서 한 번도 안 해본 애들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했다. 하 군은 “인스타나 틱톡에 불하트 챌린지를 너도 나도 경쟁하듯 올린다”며 “주변에서 다 하는 놀이니까 어쩔 수 없이 자신도 눈 스프레이를 구입해 불 하트 챌린지를 해봤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중학생 강모(김해시 불암동) 군은 “이게(불 하트 챌린지) 생각보다 재밌다”고 했다. 강 군은 “처음에는 애들이 하길래 함께 해보곤 했지만 요즘은 밤에 인적이 드문 주택가에서 혼자 해본다”고 했다. 이어 “몰래 불 하트 챌린지 영상을 찍고 들키지 않으려고 도망칠 때 짜릿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불 하트 챌린지를 연상케하는 불꽃 놀이 사진(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가정주부 이은주(53, 김해시 장유) 씨는 “뒤늦게 뉴스에서 중 고등학생 아이들이 이런 걸 많이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이 씨는 “얼마 전 가족과 함께 외식 후 아파트 담벼락에다가 불 장난을 치고 있는 동네 중학생들을 봤다”며 “발견했을 때 너무 놀라서 제지하려고 불렀지만 도망간 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그날 자신이 봤던 것이 ‘불 하트 챌린지’라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D 대학교 심리학과 최모(53, 부산시 사하구) 교수는 시빅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에게는 다수가 행위를 하면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심리적 부담을 느낀다”며 “이른바 군중 심리로도 잘 알려진 이 현상은 특히 또래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청소년기에는 더욱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소방관계자는 “라이터는 점화원이고 눈 스프레이는 가연물이다. 맞닿을 시 순식간에 불이 붙어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또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불하트 챌린지 영상을 찍다가 신고를 당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불장난을 하다 화재를 일으킨 경우 단순실화죄와 중실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단순실화죄는 과실로 인해 현주 건조물 또는 공용 건조물 및 일반 건조물 등에 있는 물건을 태우는 경우로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중실화죄는 업무상 과실이나 중대한 과실로 공용 건조물이나 타인의 물건 등을 불에 태워 훼손한 사람에 대해 최고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이번 불 하트 챌린지로 인해 청소년들 사이에서 국적을 불문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이른바 챌린지 문화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관련 사례로는 지난해 미국에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기절 챌린지’가 있다. 기절 챌린지는 말 그대로 기절할 때까지 숨을 참는 행위를 말한다.
한편 청소년들의 극단적이고 아찔한 유행성 행위에 대해 학교나 지자체의 강력한 단속이나 지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자체의 규제를 강화해 생명에 위협을 주거나 학대, 혐오 등 지나치게 자극적인 영상 업로드를 제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학교 측과 가정 내에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