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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찾아 광안리 해변으로... 파도 소리와 함께 즐기는 영화, ‘광안리 해변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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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찾아 광안리 해변으로... 파도 소리와 함께 즐기는 영화, ‘광안리 해변영화관’
  • 취재기자 이영아
  • 승인 2024.05.20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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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 위에서 즐기는 영화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관람
파도 소리도 하나의 매력 포인트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해가 지고 어두워진 광안리 해변에 작은 전구들이 모여 유독 빛나는 곳이 있다. 해변에 설치된 전광판이다. 백사장을 환하게 밝힐 정도로 밝은 전광판에서는 영화 ‘미나리’가 상영되고 있다. 바로 옆에서는 파도가 철썩인다. 사람들은 영화의 바다에 푹 빠져든다. 광안리 해수욕장은 요즘 떠오르는 관광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 목적은 가지각색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술 한잔하기 위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 위해, 그저 파도 소리를 들으며 힐링하기 위해 광안리를 찾는다. 날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광안리는 항상 관광객들이 해변을 더 자주 올 수 있게 많은 행사를 연다. 그 중에는 드론쇼처럼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행사도 있지만, 아직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행사도 있다. 바로 ‘광안리 해변영화관’이다.
민락회센터 맞은편 백사장에 위치한 전광판에서 영화 ‘미나리’가 상영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영아).
민락회센터 맞은편 백사장에 위치한 전광판에서 영화 ‘미나리’가 상영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영아).
매주 금요일 오후 8시가 되면 민락회센터 앞에 위치한 백사장은 작은 야외영화관이 된다. 아기자기한 전구 조명을 따라 놓인 캠핑 의자들은 더 분위기를 살려 준다. 사람들은 의자에 모여 앉아 영화를 감상한다. 각자 가져온 간식을 꺼내 영화를 보며 먹기도 하고, 중간중간 짧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넓은 해변의 백사장 위에서 여유롭게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다. 광안리 해변 주변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지원(22, 부산시 수영구) 씨는 “광안리 주변을 산책하다가 멀리서 사람들이 몰려있는 모습에 뭐 하나 싶어서 왔다가 해변영화관을 발견했다. 광안리 주변에 사는데 여기서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너무 좋은 행사인 것 같다”며 다음에도 방문하고 싶다고 전했다. 해변영화관 좌석 옆에는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온 김주연(21, 부산시 수영구) 씨는 “앉을 자리가 없어서 돗자리를 가져왔다. 오히려 좌석보다 돗자리에 앉아 있는 게 더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친구들이랑 동그랗게 앉아서 수다도 떨고, 치킨도 먹고, 영화도 보고, 바다도 보고. 영화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돗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서로 마주 보고 앉기도 하며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돗자리 위에 앉은 연인들은 머리를 어깨에 기대어 앉아 영화를 감상한다. 영화를 보며 먹기 위해 가져온 피자는 차갑게 식어버렸지만, 그 또한 그들에게는 낭만으로 다가올 뿐이다. 해변영화관에는 그저 자리에 앉아 핸드폰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영화를 보지는 않지만, 장소의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다. 자리에 앉아 있다 몇 분 뒤 금세 일어나는 사람, 그냥 길을 지나가다 잠시 멈춰 서서 영화를 보는 사람 등 관람 방식은 사람마다 자유롭다. 몇몇 사람들은 서서 구경하다가, 의자 뒤쪽의 공간에 그냥 앉아 영화를 관람하기도 한다.
광안리 해변영화관에서 관광객들이 영화 관람을 위해 앉아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영아).
광안리 해변영화관에서 관광객들이 영화 관람을 위해 앉아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영아).
영화가 나오는 전광판 바로 옆에서 들리는 잔잔한 파도 소리도 분위기를 한층 더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영화음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만 들리는 파도 소리는 영화관의 한 부분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해변영화관을 찾은 이영주(24, 부산시 수영구) 씨는 “좋아하는 바다 옆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관심 있던 영화는 아니라 영화 자체에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장소의 특별함과 분위기가 영화를 보는 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며 즐거웠던 시간을 회상했다. 또, 이영주 씨는 “의자 배치가 전광판 좌측으로 쏠려있어서 볼 때 조금 불편했다. 또,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어 앉아서 보기에는 너무 좋았지만, 개수가 적어서 서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해변영화관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광안리 해변영화관은 10월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 민락회센터 맞은편 백사장에서 볼 수 있다. 상영작은 수영구 홈페이지의 행사 안내 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우천 및 기상 악화나 드론쇼, 무대 공연 등 주변 행사와 일정이 겹칠 시엔 상영이 취소되니 미리 운영 일정을 알아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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