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도리를 찾아서>가 던지는 청춘을 위한 메시지 / 부산광역시 김예영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흔히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교훈과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픽사의 대표작으로는 <인사이드아웃>,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가 있다. 애니메이션을 통한 감동은 때로는 실사 영화보다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이건 마치 어른의 위로보다 아이의 위로가 우리의 마음을 더 울리는 것과 같다. 이<도리를 찾아서>는 어린아이에게서 받는 따뜻한 위로와 같은 영화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아이들은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어른들은 몰래 눈물을 훔친다.
<도리를 찾아서>는 전작 <니모를 찾아서>에 등장했던 단기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도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이다. 도리는 삶의 목표 없이 당장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것 같지만 어차피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친구 말린과 그의 아들 니모 주변에서 누구보다 자유롭게, 그리고 어느 정도는 무모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도리는 우연히 다가온 물살로 인해 부모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 자신이 까먹은 중요한 것이 바로 부모였다는 것을 깨닫자 도리는 하나씩 떠오르는 기억에 의지해 부모를 찾으러 떠난다.
주인공 ‘도리’는 단순히 보면 단기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겁 없는 물고기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목표를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 헤매는 청춘들일 수도 있다. 도리는 목표 없이 막연하게 살다가, 우연한 계기로 ‘엄마, 아빠를 찾아야 한다’는 꿈을 가진다. 이런 점은 청춘들이 꿈을 가지게 되는 과정과 흡사하다. 꿈을 가지게 되는 것은 특별한 절차가 없다.
TV를 보다가, 길을 걷다가, 혹은 그냥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꿈이다. 사람들은 각자 잠재된 의식 속에서 지신만의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의식의 문이 굳게 닫혀있기 때문에 꿈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므로 꿈이 없다고 안달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의식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분명히 올 것이며,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면 꿈을 찾을 수 있다. <도리를 찾아서>는 이런 메시지를 보여 주면서 꿈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청춘들을 위로하고 응원한다.
그렇다면 꿈을 찾고 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갑자기 떠오른 부모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부모를 찾아 떠나는 도리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된다. 도리는 망설이는 일이 없다. 캄캄하고 위험한 곳에 가도 전혀 개의치 않고 큰소리를 내며 부모를 찾는다. 위기가 닥쳐도 보란 듯이 당당하게 위험을 벗어난다.
도리는 혼자서도 여전히 난관을 잘 헤쳐 나간다. 물론 주변의 도움을 받지만, 그것마저 당당하다. 하지만 말린과 니모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 그 순간 두 물고기는 망설임 없이 당당했던 도리를 떠올린다. 말린이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도리는 해결 방법을 생각했을 거야.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그때 니모가 말한다. “도리 아줌마는 알고 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하는 거예요.” 그렇게 말린과 니모는 ‘도리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으로 난관을 헤쳐나간다.
영화 내용 대부분이 도리의 망설임 없는 도전에 대한 묘사로 이루어져 있다. 도리는 문어 소굴에 들어가서 겁내지 않고 자신이 필요한 것들을 찾아낸다. 아는 물고기 한 마리 없는 수조에서도 큰 소리로 부모에 대해 물어보기만 할 뿐 절대 두려워서 망설이는 일은 없다. 도리에게 두려운 것은 부모를 찾지 못하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그냥 꿈에 도전하라.’ 이것이 이 영화가 도리를 통해 말하려는 메시지다. 니모가 말했듯이, 도전은 그 과정과 결과를 알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비로소 도전인 것이다.
도리가 위험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할 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아빠가 또 다른 방법은 늘 있다고 했어.” 모든 도전에는 꼭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의 사전적 의미는 ‘해답이 정해져 있는 물음’이 아니라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이다. 요구에 대한 반응은 수없이 많다. 문제라는 것은 답이 정해져 있지는 않더라도 풀 방법은 늘 있다는 것이다. 도전하든 안 하든, 문제는 항상 발생한다. 많은 사람들은 문제의 해결 방법은커녕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조차모른다. 하지만 그 문제들을 풀 방법은 늘 존재한다. 그러므로 ‘그냥’ 도전하면 된다. 도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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