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좌석마다 TV스크린이 장착되어있는 비행기처럼 머지않아 모든 버스에도 TV스크린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 구서동-용호동을 운행하는 131번 버스에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멀티미디어 교통안내시스템인 IBOO를 설치해 시험운행하고 있다.
IBOO란 종합광고 전문업체인 태드 주식회사가 제작한 하이브리드 멀티미디어 교통안내시스템이다. 현재 시범운행 중인 131번 버스에는 각 좌석마다 8인치 개인용 LCD 모니터 총 16대가 헤드레스트 형태로 설치되어 있고, 입석승객을 위해 18인치 중대형 LCD 모니터 총 4대가 버스 내부 벽면에 설치되어 있다. 좌석마다 설치되어 있는 개인용 모니터는 화면에 쉽게 시선을 주고 자연스럽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설치하여 승객들의 신체적 피로도를 최소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광고를 목적으로 제작했지만 광고 영상만 편성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시간대별 버스 탑승객을 분석해 뉴스 또는 교양 프로그램 등을 편집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또한 버스가 하차하기 전에 버스 정류장을 화면을 통해 안내해 주어 승객들의 편의를 더했다
현재 IBOO시스템은 태드 사와 부산광역시가 협약하여 올해 9월부터 131번 버스를 대상으로 시험운행 중이다. 최대한 많은 승객들이 이 시스템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산 시내버스 중 노선이 가장 긴 131번 버스를 시험 버스로 선정했다. 131번 버스 총 20대 중 예비차량인 2대를 제외한 18대에 모두 IBOO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구서동에 사는 회사원 김재욱씨(28) 는 우연히 IBOO 시스템이 달린 131번 버스를 탔다. 그는 “평소 버스에서 볼 수 없는 TV가 달려있어 신기했다”며 “화면을 보다가 버스 정류장을 놓칠 수도 있는데, 내리기 전에 버스정류장을 안내해주니 안심이 된다”고 전했다.
남산동에 거주하는 김영옥씨(56) 는 “화면 뿐만 아니라 뒷 자리의 화면이 설치된 부분이 머리를 받쳐주고 하차벨이 화면 옆에 있어 누르기 쉬워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새로운 시스템을 모두가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131번 버스 기사 정종효씨는 화면 옆에 설치된 하차버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씨는 버튼 위에 하차 버튼이라고 적혀있지만 호기심 많은 초등학생들이 재미로 눌러봐 버스 운행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며 “이 시스템이 보편화되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면의 밝기 또한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있다. 김재욱씨는 뒷자리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는 겉옷을 걸어 앞에 있는 화면을 가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특히 밤에는 화면이 더욱 밝아 보여 노인들이나 눈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눈이 부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태드 주식회사의 기술부에서 근무 중인 김진옥씨는 “현재 버스 승객들과 기사 분들의 의견을 계속 수집하며 시스템의 개선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시험운행인 만큼 승객들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고 기다려 준다면 더욱 발전된 시스템으로 제공하겠다”며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